'유령 차고지' 세우고 서울서 불법 영업… 렌터카 규제 완화의 '역설'
- 교통 / 강인원 기자 / 2026-06-22 16:03:39
[티티씨뉴스=강인원 기자] 자동차 대여사업(이하 렌터카)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도입된 ‘등록기준 완화’ 제도가 일부 사업자들의 편법 영업을 부추기는 꼼수 창구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외곽에서 시작된 이러한 편법 행위가 전국 단위의 규제 사각지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입 취지 무색해진 '지역 한정' 렌터카 면허
정부는 지난 2016년, 렌터카 창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지역 경제 및 관광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주사무소와 예약소가 모두 단일 지자체(특별시·광역시·시·군 등)에 소재하고 해당 지역 내에서만 영업할 경우, 지자체 조례를 통해 기존 '최소 50대'였던 등록 기준을 50대 미만으로 완화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지자체는 등록 기준을 10대까지 대폭 낮췄고, 2024년 9월 경기도 연천군 역시 조례를 통해 '10대 등록'만으로 지역 한정 렌터카 사업이 가능해지면서 신설 업체가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농지 한가운데 '유령 차고지'… 실상은 서울서 편법 영업
문제는 이러한 규제 완화가 이른바 '페이퍼 컴퍼니' 설립에 악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렌터카 업계의 조사에 따르면, 연천군의 특정 농지 인근 동일한 주소지나 그 일대에 10대 미만의 차량을 등록한 렌터카 업체 10여 곳이 차고지 시설 기준을 통과해 무더기로 등록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현장 확인 결과, 해당 소재지에는 실제 근무하는 직원은 물론 영업 가능한 차량조차 배치되어 있지 않았다. 등록만 연천군에 해두고 실제 영업은 수요가 많은 타지역에서 진행하는 전형적인 '유령 영업소'인 셈이다.
실제로 사업 인가를 받은 지역(연천군 등)을 벗어나 서울 등 수도권 핵심 상권에서 불법으로 영업소를 운영하다 적발되어 고발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충북 괴산에 등록을 둔 한 업체 역시 유사한 수법으로 서울 지역에서 편법 영업을 벌이다 적발된 바 있다.
노후 중고차로 대수만 채워 '전국구' 전환… 소비자 피해 우려
이들의 꼼수는 단순히 영업 구역을 위반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제도가 '전국 영업망'을 갖추기 위한 편법적인 징검다리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초기 자본을 줄여 10대만으로 지역 한정 사업자 등록을 마친 뒤, 연식이 오래된 값싼 낡은 중고차를 대량으로 사들여 법적 기준인 '50대'를 채우는 방식이다. 일단 50대 기준을 충족하면 전국 단위 영업 사업자로 손쉽게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존 렌터카 업계는 제도 시행 전부터 부작용을 강하게 경고해 왔다. 업계 측은 “50대 미만으로 등록 기준을 지나치게 완화할 경우 자본력이 부족한 영세 업체의 난립과 영업구역 위반 등 편법 영업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며, “특히 대형 교통사고 발생 시 영세 업체의 자금력 부족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제대로 된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할 위험이 크다”고 관계 당국에 신중한 검토를 요청했다. 하지만 당국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좋은 취지로 도입된 규제 완화가 편법의 온상으로 변질되고 있는 만큼, 지자체의 철저한 현장 관리·감독과 더불어 전국구 사업자 전환 과정의 허점을 보완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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