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여행의 이유가 되다, 건축과 디자인으로 만나는 세계의 호텔 3선
- 여행 / 강인원 기자 / 2026-10-30 18:5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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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LH 브로드윅 소호 |
런던 소호의 자유로운 감성을 담은 맥시멀리즘 호텔, 브로드윅 소호
영국 런던의 중심부 소호에 위치한 브로드윅 소호(Broadwick Soho)는 대담한 색채와 패턴, 개성 있는 장식이 어우러진 독립 부티크 호텔이다. 스몰 럭셔리 호텔스 오브 더 월드(Small Luxury Hotels of the World, SLH)에 속한 이 호텔은 런던 소호 특유의 보헤미안 문화와 예술적 분위기를 화려한 맥시멀리즘 디자인으로 표현한다. 호텔에 들어서면 엄선된 장식품과 예술 작품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객실에는 아르데코 양식의 요소와 함께 예술 작품, 서적, 파르케 마루, 분홍빛 침대 등이 조화를 이룬다. 정형화된 럭셔리 호텔의 인테리어에서 벗어나 공간마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호텔 내 이탈리안 레스토랑 '디어 재키(Dear Jackie)'는 호텔 창립자의 어머니에게 바치는 공간으로, 수공예 무라노 유리 조명과 실크 벽 장식, 아늑한 부스 좌석이 인상적이다. 최상층에 위치한 루프톱 바 '플루트(Flute)'에서는 런던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수 있으며, 독특한 오닉스 바와 개성 있는 인테리어가 소호의 활기찬 분위기를 이어간다.
브로드윅 소호는 호텔의 공간 디자인을 통해 런던의 예술과 문화, 도시의 개성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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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티나 오사카 |
오사카의 역사와 현대적 미학이 만나는 공간, 파티나 오사카
일본 오사카성 인근에 자리한 파티나 오사카(Patina Osaka)는 도시의 역사와 현대적인 디자인을 조화롭게 담아낸 럭셔리 호텔이다. 오사카성과 나니와노미야 유적 공원 사이에 위치한 이 호텔은 역사적 장소가 지닌 의미를 현대 건축과 인테리어로 재해석했다. 호텔의 외관은 일본 건축사무소 준 미쓰이 앤 어소시에이츠(Jun Mitsui & Associates)가, 인테리어는 스트릭랜드(Strickland)가 디자인했다. 자연 소재와 세심한 수공예 디테일을 활용해 현대적인 공간에 따뜻함을 더했으며, 석재와 목재의 질감을 통해 주변 환경과의 연결성을 표현한다.
총 221개의 객실과 스위트는 일본의 계절감을 뜻하는 '기세쓰칸(Kisetsukan)'에서 영감을 받았다. 계절의 흐름과 자연의 리듬을 존중하는 디자인 철학은 객실뿐 아니라 호텔 전반의 공간 경험에도 반영되어 있다. 특히 최상층의 '더 리스닝 룸 바이 OJAS(The Listening Room by OJAS)'는 사운드 엔지니어이자 아티스트인 데번 턴불(Devon Turnbull)의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음악 감상 자체를 하나의 몰입형 경험으로 제안한다. 일본 그래픽 아티스트 VERDY와의 협업 역시 예술과 문화에 대한 호텔의 관심을 보여준다. 파티나 오사카는 도시의 역사적 풍경과 현대적인 건축, 음악과 예술이 결합된 공간을 통해 새로운 도심형 럭셔리 호텔의 모습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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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년의 숲에서 탄생한 건축, 아즈마 팜 고이와이 |
130년의 숲에서 탄생한 건축, 아즈마 팜 코이와이
일본 이와테현 고이와이의 자연 속에 자리한 아즈마 팜 고이와이(Azuma Farm Koiwai)는 사람과 자연의 공존을 건축으로 표현한 팜 리조트다. 2026년 4월 문을 연 이곳은 130여 년에 걸쳐 가꿔온 고이와이 농장의 숲과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리조트의 건축은 교토를 기반으로 전통 일본 건축을 선보여 온 롯카쿠야(Rokkakuya)의 미우라 시로(Shiro Miura)가 맡았다. 설계 과정에서 건축가는 고이와이 농장 관계자들과 함께 숲을 직접 찾아 건축에 사용할 나무를 선정했다. 이처럼 지역에서 자란 목재를 공간에 활용함으로써 건축물이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아즈마 팜 고이와이의 공간은 일본 도호쿠 지역 특유의 광활한 풍경과 자연의 분위기를 담아낸다. 특히 이 지역을 사랑했던 작가 미야자와 겐지(Kenji Miyazawa)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신비롭고 고요한 정서도 건축적 영감으로 반영했다.
이곳의 디자인 철학은 자연을 단순히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흙과 나무, 바람과 불 등 자연의 요소를 가까이에서 경험하며 사람과 환경이 함께하는 삶의 방식을 제안한다. 건축이 주변 풍경을 지배하기보다 오랜 시간 형성된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도록 한 점이 아즈마 팜 고이와이의 가장 큰 특징이다.
서로 다른 디자인, 하나의 여행 목적지
런던의 브로드윅 소호가 대담한 색채와 장식으로 도시의 창의성을 표현한다면, 파티나 오사카는 역사와 현대적인 미학을 결합해 새로운 도심형 럭셔리 공간을 선보인다. 아즈마 팜 고이와이는 자연에서 얻은 소재와 지역의 기억을 건축에 담아내며 또 다른 방식의 공간 경험을 제안한다.
세 호텔은 서로 다른 지역과 디자인 철학을 지니고 있지만, 건축과 인테리어를 통해 목적지의 정체성을 전달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호텔에서 보내는 시간이 여행의 중요한 경험이 되는 오늘날, 이들 공간은 머무는 장소 그 자체가 여행의 이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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