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도착한 봄꽃 소식

환경 / 왕보현 기자 / 2020-03-06 22:22:27
-서울에서 가장 봄소식 전하는 ‘서울로7017’ -

-코로나19로 지친 도심에 핀 봄꽃-

-활짝 핀 봄꽃 보며 힘 얻는 시민들-

-‘사회적 거리 두기’ 지키며 면역력 키우는 산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일상을 멈춰벼렸다.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을 맞은 5일 점심시간, 나왔던 개구리가 다시 들어갈 것 같은 꽃샘추위가 사람들의 몸과 마음까지 얼어붙게 했지만 그래도 봄은 서울에 도착했다.

서울역고가도로공원인 ‘서울로7017’에는 시계는 멈춰도 계절은 온다며 여기저기서 봄꽃들이 꽃망울을 터뜨렸다. 개나리와 그 생김이 비슷한 장수만리화는 갑작스럽게 떨어진 수은주와는 아무상관 없다는 듯 노란 꽃을 흐드러지게 피어냈다. 산골짝 개울둑에 자생하는 물푸레나무과의 장수만리화는 한국 특산종으로 황해도 장수산에 분포한다.

▲ 영춘화 迎春花Jasminum nudiflorum 중국 원산이며 중부 이남에서는 관상용으로 심는다. 봄을 맞아드린다는 꽃이름처럼 봄에처음피는 꽃이다. 개나리의 꽃잎이 4장인데 영춘화는 6장으로 만개하면 훨씬 화사하다. 과거 급제자에게 임금이 내린꽃인 어사화로 사용되기도 했다.

거의 매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서울로7017을 산책한다는 이미경(42, 중구 회현동)씨는 "나는 개나리가 활짝 핀 줄 알았는데 이름표를 보고 장수만리화라는 것을 알았다"며 핸드폰을 꺼내 꽃사진을 찍었다.

▲ 장미과의 홍매는 원예품종으로 개량된 식물로 전국 각지에 분포해 봄소식을 전한다.
서울역을 중심으로 서울의 동쪽 남대문시장과 서쪽 만리동을 잇는 서울로 7017에는 봄을 맞아들인다는 의미의 노란색 영춘화(迎春花)를 시작으로 산수유, 홍매, 풍년화, 히어리 등 봄꽃이 하루가 다르게 피어나고 있다.

▲ 송광납판화라고 부르기도 하는 히어리는 지리산 일대에 분포하는 한국 특산종이다. 서울로 7017 서부역 부근에서 봄소식을 전하고 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산보에 나선 직장인들과 간간이 지나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활짝 핀 봄꽃을 여유롭게 즐기고 있다. 유난히 따스했던 지난겨울 덕인지 아직은 조금 이른 듯한데 어느새 꽃망울을 힘차게 터트려 코로나19 확산 공포로 웃음을 잃어버린 시민들에게 작은 위안을 선사하고 있다.
산수유나무는 한국·중국 등이 원산으로, 한국의 중부 이남에서 심는다. 국내에서는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과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일원, 경상북도 의성군 등에서 특산품으로 매년 출하하고 있다.

노란 꽃망울을 활짝 터트린 산수유를 한참이나 쳐다보던 김삼규(57, 중구 중림동) 씨는 “매일 이곳을 산책하는데 파란하늘아래 노란 꽃이 눈부시다. 멀리 남쪽지방까지 가지 않았는데 어느새 집 앞에 봄이 왔다”며 “봄꽃들이 활짝 피어나면 이땅에서 코로나19 공포가 사라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풍년화 Hamamelis japonica Siebold & Zucc 일본 원산으로 중부 이남에서 심어 기르는 낙엽 떨기나무로 꽃은 3-4월에 잎보다 먼저 잎겨드랑이에서 여러 개가 피며 노란색이다.

산책하는 시민들 사이로 ‘서울로 7017’을 관리하는 직원들이 겨우내 찬바람을 막아주던 볏짚과 비닐을 제거하자 꽃나무들이 하나 둘 얼굴을 내민다. 겨우내 잠들어 있던 장미나무에 한창 물이 오르고 가시가 돋아난 모습에서 어느새 봄이 우리 곁에 왔음을 느낀다.

시민 휴식공간으로 재탄생한 서울로 7017에는 645개의 원형화분에 총 228종의 24,085주의 다양한 수목이 자라는 아름다운 공중정원이다

[코리아 투어 프레스=왕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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