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와 무더위 한 방에 날리는 견지낚시
- 여행 / 왕보현 기자 / 2020-07-05 21:21:37
- 견지낚시는 우리나라 전통낚시 기법
- 맑은 물과 적당한 여울, 간단한 장비로 짜릿한 ‘손맛 ’
- 쉽게 배울 수 있고 비용도 저렴한 가족 단위 레저
- 한국전통견지협회, 견지낚시 보급에 앞장
실제로 기상청의 여름철 전망에 따르면, 장마철이 끝나는 7월 말부터 8월 중순에는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겠다고 한다. 기상 전문가들은 6월의 기록적인 더위가 여름 내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마스크가 신체의 일부가 되어 체감온도는 급상승하고 있다. 해수욕장도 거리두기가 기본이다. 사람들 많은 곳도 피하면서 가족 간 정도 돈독해지고 시원하게 여름나기를 할 수 있는 레저는 무엇이 있을까?
바로 우리 고유의 전통 낚시인 여울 ‘견지낚시’를 추천한다.
가족단위 견지낚시의 가장 큰 장점은 소통이다. 얼마나 큰 물고기를 몇 마리나 잡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가족과 함께 맑게 흐르는 여울에 나란히 발을 담그고 편안하게 스침질을 하면서 마음껏 웃고 떠들어도 민물낚시처럼 눈치 주는 사람이 없다.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도 나누고 실없는 소리도 해보고 미운 사람 흉을 봐도 견지대 잡은 손끝의 감각만 유지하면서 그냥 흐르는 물에 함께 떠내려 보내면 그만이다.
-견지낚시의 중심지, 단양 남한강
초여름 견지낚시 성수기를 맞아 지난달 하순, 견지낚시의 성지로 불리는 충북 단양 남한강을 찾았다.
여울에서의 견지낚시는 채비도 간단하고 쉽게 익힐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친환경 레포츠다. 특히 맑은 물과 적당한 여울을 이어진 단양의 남한강 상류지역은 더위와 북적이는 사람들을 피해 전통 견지낚시를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단양 남한강의 견지낚시 포인트는 상류지역인 가곡면 사평 여울과 가대 여울, 향산 여울, 장대 여울, 군간 여울 등이다. 그중에서도 한국전통견지협회의 낚시체험장으로 애용되는 장대 여울은 경치가 아름다운 데다 유속이 완만해 최고의 견지낚시터로 손꼽힌다.
드넓은 갈대밭과 강변을 따라 길게 펼쳐진 자갈밭은 한 폭의 풍경화를 그려내면서 가족, 동호인 단위의 견지 낚시꾼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흐르는 강물에서 낚싯줄을 감았다 풀었다 하면서 물고기를 낚는 견지낚시는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전통낚시 기법이다.
큰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지난 주말 서둘러 단양읍 가곡리에 위치한 한국전통견지협회를 찾았다. ‘코로나19’의 여파는 전국 어디에도 예외는 없는 모양이다. 지금쯤이면 개인과 단체 체험객으로 제법 분주할 시기이지만 아예 협회는 단체 체험객을 받지않고 있다.
조성옥 한국전통견지협회 회장은 사람이 발길이 뜸해진 요즘, 그동안 미뤄두었던 체험객 숙소 보수공사를 비롯해 공용 싱크대와 그늘막 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기자 일행을 반갑게 맞이하는 조 회장은 하던 일을 대략 마무리하고 바지장화를 비롯한 장비를 챙겨서 첫 번째 목적지인 영월군 김삿갓면 옥동천으로 향했다. 견지협회에서 40여 분 달려 충청북도에서 강원도로 도 경계를 넘어서 도착한 옥동천은 이름 그대로 옥구슬에 흘러내리듯 바닥이 훤히 보이듯 맑고 깨끗했다.
이동 중 중간에서 합류한 지역 견지인들과 함께 바지장화 착용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카메라를 목에 걸고 계곡물에 발을 담갔다. 물은 시원하고 바닥의 돌은 몇 해 큰 비가 안와서인지 조금은 미끄러웠다. 조금씩 계곡 안쪽으로 들어서고 무릎 위까지 물이 차자 수압에 의해 바지 장화가 무릎과 허벅지를 조여왔다. 조 회장은 “한의사가 하체가 차가워지면 상체에서 따뜻한 피를 계속 내려보내 피를 순환시키기 때문에 관절을 비롯해 건강에 좋다”고 말했단다.
일행들은 각자 원하는 위치에 수장대를 꼽고 견지 줄을 능숙한 솜씨로 풀어낸다. 목에 건 깻묵통에서 수시로 깻묵을 흘려보낸다. 앞에서 카메라를 메고 있는 기자에게 첫 물고기를 자신이 선보이겠다며 각자 열심히 스침질을 하고 있다.
일행이 낚시줄을 흘려 보낸지 얼마되지 않아 바로 조 회장의 견지대가 타닥거리며 살짝 휘는 듯하자 순간 팔꿈치를 뒤로 젖기며 챔질을 한다. 제법 힘을 쓰더니 피라미치고는 덩치 좋은 놈이 딸려 올라왔다. 이어서 너도나도 피라미, 갈겨니, 버들치 등을 잡아 올렸다.
조 회장은 “다양한 어종이 잡힌다는 것은 그만큼 강이 건강하다는 뜻이다”라며 “이곳 옥동계곡은 물도 얕고 너무 맑아서 가족 견지 낚시터로는 최고”라고 말했다. 첫날은 그렇게 중층에서 주로 잡히는 어종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일정을 마쳤다.
다음 날 아침, 견지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다는 장대여울을 찾았다. 늪실마을 앞에 있는 장대여울은 말 그대로 여울이 크고 길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굵은 호박돌로 이루어진 강바닥으로 인해 대어들이 출몰이 잦고 누치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2008년 한국전통견지협회는 단양군과 함께 늪실마을 도로가에 누치 조형물을 세워 이곳이 견지낚시의 명소임을 알리고 조형물 기단 밑에는 견지낚시 관련용품과 기록물을 담은 타임캡슐을 매립했다.
누치조형물 옆에 차를 세우고 10여 분 걸어서 강으로 향했다. 이곳 역시 아직은 큰비가 오지 않아서 이끼가 말라붙어 있는 크고 작은 호박돌을 지나서야 물가에 다다랐다.
장대여울은 물이 예전 같지는 않다고 해도 어제 옥동천하고는 물의 흐름과 깊이, 색깔이 틀렸다. 무언가 대물이 나올 것 같은 기분이다. 기자도 드론으로 전경촬영을 마친 후 카메라가 물에 빠지지 않게 단단히 목에 걸쳐 조심스럽게 물속으로 들어갔다.
역시 물의 흐름도 빠르고 바닥도 거칠었다. 한자리에 서서 30여 분 버티기가 쉽지 않았다. ‘물 반 고기 반’이라더니 역시 그건 사람 생각이지 고기 생각은 아닌 것 같았다. 한 시간 가까이 밑밥을 뿌리고 스침질이 이어지더니 어느 순간 조 회장이 어제와는 틀리게 견지대를 똑바로 세웠다. “드디어 걸렸어!” 곧추세운 견지대의 섭대가 조금씩 휘면서 ‘투둑투둑’ 낚시줄이 풀려나간다. 낚시줄을 풀어주었다가 감았다가 한참이나 누치와 힘겨루기를 한다. 조 회장은 누치는 워낙 힘이 좋고 덩치도 커서 작은 바늘과 가는 줄로 끌어내려면 누치가 힘이 빠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란다. 여유있게 손맛도 보면서… 한참이나 힘을 쓰던 누치가 어느 순간 포기했는지 힘없이 딸려온다. 40cm는 족히 넘어 보였다. 누치는 크기에 따라 20~30cm의 크기는 적비, 30~49cm의 크기는 대 적비, 50cm 이상의 대어를 ‘멍짜’라 부른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힘 좋은 누치, 끄리 등과 부러질 듯 낭창낭창한 견지대로 진검 승부를 펼치는 모습이 견지낚시의 백미처럼 느껴졌다.
- 한국전통견지협회는
단양군 가곡면 사평리 앞을 흐르는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한 한국전통견지협회는 비영리 민간단체로 해양수산부 인가를 받아 견지낚시의 명맥을 잇고 이를 보급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협회는 건물에 숙소를 비롯해 바지 장화와 견지낚싯대 등 장비들을 갖추고 있다. 한꺼번에 80명까지 단체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경기대학교 레저스포츠학과에 개설된 스포츠 피싱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매년 교육을 받고 있다. 견지낚시와 민물고기에 대한 조금 더 알고 싶으면 단양읍에 위치한 낚시박물관을 찾아보자. 이곳에는 국내 최대의 민물고기 아쿠아리움과 낚시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아쿠아리움에는 국내외 민물고기 140여 종과 1만 5천 마리의 민물고기가 수조에서 관람객을 기다린다. 낚시박물관에는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전통 견지낚시 유물과 우리나라에 단 한 대남은 낚거루, 민물 대낚시와 루어 낚시, 플라이 낚시 관련 옛 조구와 현대 조구가 전시되어 있다.
- 견지낚시란
견지낚시란 대쪽으로 만든 납작한 외짝 얼레에 낚싯줄을 감고 바늘에 미끼를 달아 이것을 감았다 풀었다 하면서 물고기를 낚는 낚시법이다. 견지는 실을 감는 실패의 옛말이다. 견지낚시로는 주로 끄리 · 누치 · 모래무지 · 살치 · 피라미 등을 잡는다. 미끼는 톱밥에 양식한 생구더기를 사용한다. 꿈틀거리는 생구더기에 거부감이 있는 견지꾼들은 인조구더기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 견지낚시의 기본 장비
견지낚시의 기본장비는 견지대와 수장대, 미끼인 구더기와 집어용 깻묵, 밑밥통과 살림망, 바지장화와 구명조끼 등이다.
견지대는 종류에 따라 대나무대 · 합죽대 · 추목(가래나무)대 · 등(藤)대 · 피아노대 · 수각대 등이 있다. 주로 대나무를 재료로 많이 사용하며 힘새에 따라 상‧중‧하로 나눈다. 잘 휘고 낭창거리는 것은 작은 물고기 잡을 때, 휨새가 뻣뻣한 강대는 물살이 빠르고 누치 등 큰 어종을 잡을 때 사용한다.
수장대는 바위틈이나 모래 속에 꽂아 몸을 지탱하거나 살림망을 걸어 두는데 사용한다. 이동 시에는 안전 지팡이 역할도 담당한다.
밑방통에는 들깻묵과 구더기를 넣는다. 보통 캔에 들어있는 구더기는 깨끗한 톱밥에서 양식하고 세척 후 판매해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 체온 유지와 미끄러운 돌바닥에서 이동하려면 바지장화와 특히 무릎 위로 흐르는 물에 들어 갈 경우는 반드시 안전 조끼를 착용해야 한다.
- 견지낚시 방법은
포인트 선정과 어종과 물의 흐름에 따라 편납의 무게 조절, 물속에서 생미끼가 오래 버티도록 미끼를 제대로 끼울 줄 알아야 한다. 마지막은 스침질과 정확한 챔질이다.
① 포인트 선정 즉 수장대를 어디에다 꼽느냐가 첫 번째 관건이다.
물이 굽이쳐 흐르다 잠시 멈추는 곳이나 두 갈래 물길이 합쳐지는 곳에서 가까운 상류 지점이 포인트다. 물이 옅은 곳에서 깊은 쪽으로 낚싯줄을 흘려 보내야 한다. 마른 깻묵을 물에 흘려서 깻묵이 물가로 빠져나오면 물이 옅은 곳으로 흐른다는 의미다.
② 납봉을 어느 정도 무게로 맞추느냐도 핵심이다.
너무 가벼우면 물에 뜨고 또한 무거우면 바닥에 가라앉는다. 유속에 따라 어종에 따라 중간층이나 바닥층을 공략해야한다. 여울견지는 채비를 바닥에 가라앉혀 누치 등 바닥어종을 잡아내는 바닥견지와 중충어종인 끄리나 피라미, 갈겨니 등을 낚아내는 띄움견지로 분류한다. 현장 상황이 다 틀려서 스스로 납봉무게는 조절해야한다. 편납은 육안으로 확인한 유속보다 조금 무겁게 감고 유속에 맞추어 조금씩 잘라내면서 무게를 맞추는 것도 방법이다.
③ 생미끼가 오래 살려면 미끼 양 끝을 보며 어느 한쪽에 까만 점이 있는데 이 점처럼 보이는게 촉수다. 반대쪽 끝으로 미끼가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살짝 3마리 정도 끼우면 적당하다. 물에서 미끼가 활발하게 움직여야 고기들이 덥석 무는 건 당연하다.
들깻묵은 물에 적셔 수시로 뿌려주어 물고기를 모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 맑은 물과 적당한 여울, 간단한 장비로 짜릿한 ‘손맛 ’
- 쉽게 배울 수 있고 비용도 저렴한 가족 단위 레저
- 한국전통견지협회, 견지낚시 보급에 앞장
[티티씨뉴스 강원 영월, 충북 단양=왕보현 기자]
남부지방에서 시작한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온다. 최근 세계에서 가장 추운 시베리아 지역의 기온이 38도를 기록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도 이상 기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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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통견지협회 조성옥 회장이 남한강 상류 장대여울에서 동료 견지인과 대형 누치를 끌어 올리고 있다. |
여기에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마스크가 신체의 일부가 되어 체감온도는 급상승하고 있다. 해수욕장도 거리두기가 기본이다. 사람들 많은 곳도 피하면서 가족 간 정도 돈독해지고 시원하게 여름나기를 할 수 있는 레저는 무엇이 있을까?
바로 우리 고유의 전통 낚시인 여울 ‘견지낚시’를 추천한다.
▲ 단양군을 비스듬히 가로지르는 남한강 상류지역은 수많은 낚시와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이곳에는 견지낚시뿐 아니라, 쏘가리와장어 낚시를 위한 유명 포인트들도 많다. 단양군 가곡면 사평리 앞을 흐르는 남한강은 견지낚시를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
가족단위 견지낚시의 가장 큰 장점은 소통이다. 얼마나 큰 물고기를 몇 마리나 잡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가족과 함께 맑게 흐르는 여울에 나란히 발을 담그고 편안하게 스침질을 하면서 마음껏 웃고 떠들어도 민물낚시처럼 눈치 주는 사람이 없다.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도 나누고 실없는 소리도 해보고 미운 사람 흉을 봐도 견지대 잡은 손끝의 감각만 유지하면서 그냥 흐르는 물에 함께 떠내려 보내면 그만이다.
-견지낚시의 중심지, 단양 남한강
초여름 견지낚시 성수기를 맞아 지난달 하순, 견지낚시의 성지로 불리는 충북 단양 남한강을 찾았다.
여울에서의 견지낚시는 채비도 간단하고 쉽게 익힐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친환경 레포츠다. 특히 맑은 물과 적당한 여울을 이어진 단양의 남한강 상류지역은 더위와 북적이는 사람들을 피해 전통 견지낚시를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단양 남한강의 견지낚시 포인트는 상류지역인 가곡면 사평 여울과 가대 여울, 향산 여울, 장대 여울, 군간 여울 등이다. 그중에서도 한국전통견지협회의 낚시체험장으로 애용되는 장대 여울은 경치가 아름다운 데다 유속이 완만해 최고의 견지낚시터로 손꼽힌다.
드넓은 갈대밭과 강변을 따라 길게 펼쳐진 자갈밭은 한 폭의 풍경화를 그려내면서 가족, 동호인 단위의 견지 낚시꾼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흐르는 강물에서 낚싯줄을 감았다 풀었다 하면서 물고기를 낚는 견지낚시는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전통낚시 기법이다.
큰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지난 주말 서둘러 단양읍 가곡리에 위치한 한국전통견지협회를 찾았다. ‘코로나19’의 여파는 전국 어디에도 예외는 없는 모양이다. 지금쯤이면 개인과 단체 체험객으로 제법 분주할 시기이지만 아예 협회는 단체 체험객을 받지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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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속 고기들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영월군 옥동천에서 견지인들인 낚시를 즐기고 있다. 견지낚시는 파리채처럼 생긴 견지대에 살아있는 미끼를 사용하여 물의 흐름에 맞추어 물고기를 유인하는 낚시 방법이다. |
조성옥 한국전통견지협회 회장은 사람이 발길이 뜸해진 요즘, 그동안 미뤄두었던 체험객 숙소 보수공사를 비롯해 공용 싱크대와 그늘막 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기자 일행을 반갑게 맞이하는 조 회장은 하던 일을 대략 마무리하고 바지장화를 비롯한 장비를 챙겨서 첫 번째 목적지인 영월군 김삿갓면 옥동천으로 향했다. 견지협회에서 40여 분 달려 충청북도에서 강원도로 도 경계를 넘어서 도착한 옥동천은 이름 그대로 옥구슬에 흘러내리듯 바닥이 훤히 보이듯 맑고 깨끗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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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기다림 끝에 올라온 누치. 견지낚시의 대형 어종인 누치를 잡기 위해서는 바닥에서 살짝 뜬 정도로 바늘이 흐르도록 해야 한다. |
이동 중 중간에서 합류한 지역 견지인들과 함께 바지장화 착용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카메라를 목에 걸고 계곡물에 발을 담갔다. 물은 시원하고 바닥의 돌은 몇 해 큰 비가 안와서인지 조금은 미끄러웠다. 조금씩 계곡 안쪽으로 들어서고 무릎 위까지 물이 차자 수압에 의해 바지 장화가 무릎과 허벅지를 조여왔다. 조 회장은 “한의사가 하체가 차가워지면 상체에서 따뜻한 피를 계속 내려보내 피를 순환시키기 때문에 관절을 비롯해 건강에 좋다”고 말했단다.
일행들은 각자 원하는 위치에 수장대를 꼽고 견지 줄을 능숙한 솜씨로 풀어낸다. 목에 건 깻묵통에서 수시로 깻묵을 흘려보낸다. 앞에서 카메라를 메고 있는 기자에게 첫 물고기를 자신이 선보이겠다며 각자 열심히 스침질을 하고 있다.
일행이 낚시줄을 흘려 보낸지 얼마되지 않아 바로 조 회장의 견지대가 타닥거리며 살짝 휘는 듯하자 순간 팔꿈치를 뒤로 젖기며 챔질을 한다. 제법 힘을 쓰더니 피라미치고는 덩치 좋은 놈이 딸려 올라왔다. 이어서 너도나도 피라미, 갈겨니, 버들치 등을 잡아 올렸다.
조 회장은 “다양한 어종이 잡힌다는 것은 그만큼 강이 건강하다는 뜻이다”라며 “이곳 옥동계곡은 물도 얕고 너무 맑아서 가족 견지 낚시터로는 최고”라고 말했다. 첫날은 그렇게 중층에서 주로 잡히는 어종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일정을 마쳤다.
다음 날 아침, 견지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다는 장대여울을 찾았다. 늪실마을 앞에 있는 장대여울은 말 그대로 여울이 크고 길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굵은 호박돌로 이루어진 강바닥으로 인해 대어들이 출몰이 잦고 누치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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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회장은 “자연과 하나 되는게 견지낚시다. 자연을 벗 삼아 계곡에 몸을 담그고 물고기와 같은 위치에서 대화하고 즐길 수 있는게 견지낚시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
누치조형물 옆에 차를 세우고 10여 분 걸어서 강으로 향했다. 이곳 역시 아직은 큰비가 오지 않아서 이끼가 말라붙어 있는 크고 작은 호박돌을 지나서야 물가에 다다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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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견지채에서 전해지는 떨림이야말로 견지 낚시의 가장 큰 매력이다 견지낚시는 한번 집어가 되면 계속해서 고기가 올라와 지루할 틈이 없다. |
장대여울은 물이 예전 같지는 않다고 해도 어제 옥동천하고는 물의 흐름과 깊이, 색깔이 틀렸다. 무언가 대물이 나올 것 같은 기분이다. 기자도 드론으로 전경촬영을 마친 후 카메라가 물에 빠지지 않게 단단히 목에 걸쳐 조심스럽게 물속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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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끼인 구더기를 물고 올라온 피라미 |
팽팽한 긴장감 속에 힘 좋은 누치, 끄리 등과 부러질 듯 낭창낭창한 견지대로 진검 승부를 펼치는 모습이 견지낚시의 백미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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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견지낚시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워 즐길 수 있고 경비도 저렴해 특히 여름 가족단위 레포츠로 인기가 높다.(한국전통견지협회 제공) |
- 한국전통견지협회는
단양군 가곡면 사평리 앞을 흐르는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한 한국전통견지협회는 비영리 민간단체로 해양수산부 인가를 받아 견지낚시의 명맥을 잇고 이를 보급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협회는 건물에 숙소를 비롯해 바지 장화와 견지낚싯대 등 장비들을 갖추고 있다. 한꺼번에 80명까지 단체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경기대학교 레저스포츠학과에 개설된 스포츠 피싱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매년 교육을 받고 있다. 견지낚시와 민물고기에 대한 조금 더 알고 싶으면 단양읍에 위치한 낚시박물관을 찾아보자. 이곳에는 국내 최대의 민물고기 아쿠아리움과 낚시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아쿠아리움에는 국내외 민물고기 140여 종과 1만 5천 마리의 민물고기가 수조에서 관람객을 기다린다. 낚시박물관에는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전통 견지낚시 유물과 우리나라에 단 한 대남은 낚거루, 민물 대낚시와 루어 낚시, 플라이 낚시 관련 옛 조구와 현대 조구가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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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더기는 촉수가 있는 뾰족한 부분의 반대쪽 뭉특한 부분에 가능한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살짝 끼워야 물 속에서 구더기의 움직임이 활발하고 오래산다. |
- 견지낚시란
견지낚시란 대쪽으로 만든 납작한 외짝 얼레에 낚싯줄을 감고 바늘에 미끼를 달아 이것을 감았다 풀었다 하면서 물고기를 낚는 낚시법이다. 견지는 실을 감는 실패의 옛말이다. 견지낚시로는 주로 끄리 · 누치 · 모래무지 · 살치 · 피라미 등을 잡는다. 미끼는 톱밥에 양식한 생구더기를 사용한다. 꿈틀거리는 생구더기에 거부감이 있는 견지꾼들은 인조구더기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 견지낚시의 기본 장비
견지낚시의 기본장비는 견지대와 수장대, 미끼인 구더기와 집어용 깻묵, 밑밥통과 살림망, 바지장화와 구명조끼 등이다.
견지대는 종류에 따라 대나무대 · 합죽대 · 추목(가래나무)대 · 등(藤)대 · 피아노대 · 수각대 등이 있다. 주로 대나무를 재료로 많이 사용하며 힘새에 따라 상‧중‧하로 나눈다. 잘 휘고 낭창거리는 것은 작은 물고기 잡을 때, 휨새가 뻣뻣한 강대는 물살이 빠르고 누치 등 큰 어종을 잡을 때 사용한다.
수장대는 바위틈이나 모래 속에 꽂아 몸을 지탱하거나 살림망을 걸어 두는데 사용한다. 이동 시에는 안전 지팡이 역할도 담당한다.
밑방통에는 들깻묵과 구더기를 넣는다. 보통 캔에 들어있는 구더기는 깨끗한 톱밥에서 양식하고 세척 후 판매해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 체온 유지와 미끄러운 돌바닥에서 이동하려면 바지장화와 특히 무릎 위로 흐르는 물에 들어 갈 경우는 반드시 안전 조끼를 착용해야 한다.
- 견지낚시 방법은
포인트 선정과 어종과 물의 흐름에 따라 편납의 무게 조절, 물속에서 생미끼가 오래 버티도록 미끼를 제대로 끼울 줄 알아야 한다. 마지막은 스침질과 정확한 챔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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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견지낚시는 실패처럼 생긴 견지대에 살아있는 미끼를 사용하여 물의 흐름에 맞추어 물고기를 유인하는 낚시 방법이다. |
① 포인트 선정 즉 수장대를 어디에다 꼽느냐가 첫 번째 관건이다.
물이 굽이쳐 흐르다 잠시 멈추는 곳이나 두 갈래 물길이 합쳐지는 곳에서 가까운 상류 지점이 포인트다. 물이 옅은 곳에서 깊은 쪽으로 낚싯줄을 흘려 보내야 한다. 마른 깻묵을 물에 흘려서 깻묵이 물가로 빠져나오면 물이 옅은 곳으로 흐른다는 의미다.
② 납봉을 어느 정도 무게로 맞추느냐도 핵심이다.
너무 가벼우면 물에 뜨고 또한 무거우면 바닥에 가라앉는다. 유속에 따라 어종에 따라 중간층이나 바닥층을 공략해야한다. 여울견지는 채비를 바닥에 가라앉혀 누치 등 바닥어종을 잡아내는 바닥견지와 중충어종인 끄리나 피라미, 갈겨니 등을 낚아내는 띄움견지로 분류한다. 현장 상황이 다 틀려서 스스로 납봉무게는 조절해야한다. 편납은 육안으로 확인한 유속보다 조금 무겁게 감고 유속에 맞추어 조금씩 잘라내면서 무게를 맞추는 것도 방법이다.
③ 생미끼가 오래 살려면 미끼 양 끝을 보며 어느 한쪽에 까만 점이 있는데 이 점처럼 보이는게 촉수다. 반대쪽 끝으로 미끼가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살짝 3마리 정도 끼우면 적당하다. 물에서 미끼가 활발하게 움직여야 고기들이 덥석 무는 건 당연하다.
들깻묵은 물에 적셔 수시로 뿌려주어 물고기를 모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④ 낚싯줄은 대략 50m 정도가 견지대의 뒤틀어진 섭대(머리부분)에 감겨있는데 주로 20m 정도 푼 지점에서 고기를 낚는다.
물 밖에서 하는 일반 낚시와는 달리 견지낚시의 유일한 기술은 스침질이다. 견지에 감긴 낚싯줄을 좌우로 혹은 상하로 한 번씩 끌어 당겨주면서 줄을 감았다가 풀어주는 스침 질은 밝은색의 미끼가 살아있는 듯 움직이면서 물고기의 식욕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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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로 나와 바라보니 초여름 뭉게구름 파란 하늘과 물 위에 드리워진 녹음 아래서 여유롭게 스침질하는 견지인들 모습이 한폭의 산수화를 연출하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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