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대환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조직위원장 "전기차 대중화 시작되었다"
- 오피니언 / 왕보현 기자 / 2022-06-29 07:47:18
- “모터쇼 넘어 환경 문제 논의하는 자리로…
- 전기자동차는 완전히 새로운 신세계
- 기득권층의 진입장벽과 규제 혁파해야
- 제주를 탄소중립, 전기차의 요람으로
[티티씨뉴스=글·사진 왕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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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환 위원장은 "전기차의 대중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대한민국 전기차 산업의 담대한 변화가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면서 "전기자동차는 단순한 모빌리티를 넘어서는 완전히 새로운 신세계”라고 힘주어 말한다.. |
지난 5월 3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ICC제주 ‧ 중문관광단지에서 열린 제9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 치러진 대규모 국제 전시·콘퍼런스 행사로 세계 50개국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기업들이 참가해 명실 공히 글로벌 엑스포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지난 15일 서울에서 만난 김대환 위원장은 전기자동차에 대한 이해 자체가 없던 시기부터 진행해 온 전기자동차엑스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자신감이 넘쳤다.
“전기자동차는 단순한 모빌리티를 넘어서는 완전히 새로운 신세계”라고 힘주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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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환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조직위원장 |
미래의 전기차가 자동차산업의 선두역할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사회문화, 경제적 측면에서 얻어내는 에코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한다. 특히, 탄소중립목표를 달성하는데 '저비용 고효율'의 공식에 충직한 결과물이 전기자동차라고 단언했다.
김대환 위원장은 현재 우리의 전기차 시장은 ‘적기법’을 만들어 자동차 산업을 견제하던 1860년대 영국과 비교한다. 자동차가 빨리 달리면 말이 놀라고 사람이 다칠 수 있으므로 자동차는 붉은기를 달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 적기법이다. 당시 기득권층은 말‧사료‧마차제작 등 관련 산업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산업계에서 신문물이던 자동차 산업을 규제했다. 영국이 기득권을 보호하는 동안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은 독일과 미국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영국의 사례를 답습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모든 이들이 한 가족이 되어 미래 먹거리의 중심이 될 전기차 산업을 키워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 위원장은 이런 우려를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직접 실천에 나섰다. 전기공학도인 그가 제주도에서 순수 전기차 축제를 만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올해 9회째 행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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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자동차는 우리가 맞은 또 하나의 기회이고 미래로 도약하는 디딤돌이다. 탈것을 넘어 에너지의 집약체이고 기술의 총아이다. |
그가 조직위원장을 맡아 9번을 진행했다. 올해는 더 특별했다. 행사 시작 직전 거리두기가 완전 해제됐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시간을 지나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행사를 진행할 수 있게 돼 정말 기뻤다”며 “거리두기가 해제되기 전까지는 예측 불가능했기에 행사준비 내내 마음을 놓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테슬라와 폴스타 코리아의 엑스포 공식 참가도 성사되었다. 조직위 입장에선 더없는 호재였다. 실제로 행사 첫날부터 테슬라, 폴스타 부스와 시승 이벤트에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모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현대차 등 국산 브랜드 참여가 없었던 건 아쉽다”며 “국내 행사에 국내 기업부터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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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는 50개국에서 174개 기업이 참여했으며 온오프라인으로 40만 9천여 명이 참가했다(사진=제9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조직위원회 제공) |
그는 지난 9년 동안 세계적인 명차 제조사들이 제주의 도로를 달리게 했고, 탄소제로와 전기차 기술들이 푸르게 싹을 키우는데 열정을 쏟았다.
지난 5월에 제주도에서 열린 제9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코로나 악재 속에서도 온오프라인으로 40만 9천여 명이 참가했다. 50개국에서 174개 기업이 참여했으며, 특이한 점은 기존 모터쇼 등 자동차 산업 관련 행사와 달리 137개 세션의 각종 토론과 발표가 이목을 끌었다.
올해 137개 세션 주제만 보더라도 전기차 산업의 미래를 보는 창인 비즈니스 파트너들에게 최적의 조건을 제시했다.
신 모델 전기차 실물이나 기술을 보는 것과 함께 엑스포 안에 세분화된 맞춤형 세션, 포럼, 세미나를 통해 기업 담당자나, 학자와 관공서와 지자체 공무원, 일반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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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환 공동조직위원장은 “제9회 엑스포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 치러진 대규모 국제 전시.콘퍼런스 행사라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세계 50개국 안팎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기업들이 참가해 명실공히 글로벌 엑스포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
김대환 위원장은 "그렇다보니 국제전기차엑스포가 ‘e-모빌리티의 다보스 포럼’으로 성과도 냈다."라면서 “특히 환상의 섬 제주도의 자연 속에서 힐링과 에코모빌리티, 전기차 미래를 가늠하며 비즈니스 엑스포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전기차의 미래를 물었다. "전기차 보급은 곧 정유사의 쇠락으로 보고 있다. 그 업체들도 지금 어떻게 보면 진짜 고통일 것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 어떤 식이든 모빌리티 산업에 뛰어들어 밸류체인화된 기업이 급팽창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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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전기차 시장에는 신생업체들이 전기차를 만들고 싶어도 부품을 국내에서 구할 수가 없다. 다 중국에서 갖다가 쓸 수밖에 없다. 이유는 원청 제조사 안에 1차부터 3차 생산업체들이 종속돼 있으니 어려운 것"이라고 꼭 짚어 말한다.
수입차도 마찬가지다. "BMW i3은 독일에서 3500만 원에 판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5500~ 6000만 원이다." 여기에도 숨겨진 전략이 있다. "BMW도 국내 브랜드처럼 일 년에 5000대만 생산하는데 한국에 50대 만 배정한다. 그렇게 놓고 우리 BMW는 VVIP만 타는 걸로 마케팅을 한다." 그런 것들이 "계약을 하면 전기차가 늦게 나오는 이유다."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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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위원장은 "세계 유일의 순수 전기자동차 엑스포인 제9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IEVE)가 ‘e-모빌리티의 다보스포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밝히고 있다. |
분위기를 바꿔 미래의 전기차 스타일을 물었다. 그는 "전기차는 단순한 모빌리티가 넘어 에코라이프다. 라이프가 산업이 된다."면서 "내 전기차에 전기가 넉넉하니까 캠핑이든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앞으로 진화된 기술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제주도 남쪽 작은 섬 가파도를 얘기했다. 1000여명의 주민들이 큰 전기차(배터리 용량 비교) 대신 소형 전기차만으로 카본프리 탄소제로섬을 만들고 있다. 그 결과 관광객들에게 자연스럽게 전기차와 친숙하고 주민들이 홍보대사 역할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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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파도 |
마라도도 닮았다. 관광객들이 찾은 섬 안에서만 이동수단이 필요하다. 자연스런 수요와 공급이 이어졌다. 하지만 디젤차 대신 전기차를 투입하려니 반대가 있었다. 가파도만 해도 전기 발전기를 돌리고 경유를 쓰는데 정기적으로 기름 공급을 위해 바지선에 실린 대형 유조차 두 대가 들어와야 했다. 면밀히 경제논리나 환경정책으로 봐도 어치구니 없는 일이다. 몇 가구 안 되는데 kW당 발전 단가는 2800원, 태양광 설치하면 500원으로 전기요금이 100원이면 되는데도 태양광을 못 쓰게 했다.
김대환 위원장은 "알고 보니, 기름으로 발전기를 돌려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한다. 서해5도나 전국 섬지역에선 디젤 발전기를 가동해야 하는 문제의 이면은 다 비슷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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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한국과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전기차 산업 동향과 비전을 공유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한 탄소중립 목표 등을 논의한 ‘한국-EV EV 리더스 라운드 테이블’이 개막 사전 행사로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서 페가 메쪼 주한핀란드대사가 발언하고 있다.(사진= 제9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조직위원회 제공) |
제주도 동쪽 섬 우도의 경우, 섬의 길이는 3.8km, 둘레는 17km다. 하루에 섬을 열 바퀴 돌아도 200km가 안 된다. 전기차를 한 번 충전해서 500km에서 1000km를 갈 필요 없다. 즉 배터리를 100kg 싣지 않고 그냥 10kg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메이저 기업들보다는 다품종 소량의 배터리 생산하는 스타트업이나 벤처 기업들에게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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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차는 단순한 모빌리티가 넘어 에코라이프다." |
김 위원장은 "태양광과 풍력으로 가면 기존 발전소가 없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미래로 가는 에너지전환정책이 이루어지는데 여전히 틀에 박힌 산업의 기득권이 탄소중립의 길을 멀게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프린터를 싸게 팔고 잉크 값, 용지 값, 부품 값으로 돈 버는 시대는 지났다."며, “실제로 태양광이나 풍력하면 에너지 자립이 되는데 기존의 익숙함을 벗고 변화의 물결에 올라타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전기차는 100% 친환경이라고 말하지 않겠다. 그렇다고 과거의 연결고리에 머무를 순 없다. 함께 녹색기술을 진화시켜야 사람도 자연도 보전이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김대환 위원장은 “국제전기차엑스포가 세계적인 엑스포가 되길 희망한다”며, "반기문 이사장과 함께 우리가 글로벌 장관급을 초청해 리더스 라운드 포럼을 도입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특히 환경 관련 빅이슈를 제주도민들과 대한민국 기업인들과 함께 논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처음으로 27개국 대사를 초청해 ‘제1회 한‧EU EV 리더스 라운드 테이블’을 열었다.”면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유럽을 기후변화 공동 대처의 파트너로 여기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EU 각국을 전기차 선진화와 탄소중립의 파트너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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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유럽을 기후변화 공동 대처의 파트너로 여기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EU 각국을 전기차 선진화와 탄소중립의 파트너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 위원장은 "가능하다면 내년에는 제주도 엑스포 현장에서 테슬러 일론 머스크 회장과 만나 미래의 차 개발을 위한 공론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현대자동차, 토요타, 벤츠도, 배터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업까지 카본프리 아일랜드에서 전 세계로 전파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기후변화의 문제 앞에서 환경 문제의 템포가 빨라지는 걸 느낄 수 있다."면서 "전기차 산업이 에너지전환에서 출발했는데 횟수를 거듭할수록 두려움과 비전이 같이 공존한 것도 사실이다."고 밝혔다.
“전기자동차 기능의 30%는 이동 수단으로 또 30%는 에너지로 본다.”면서 “전기차 회사는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종합 에너지 기업이라고 말한 일론 머스크 회장의 핵심을 간파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즉 "50원일 때 충전해 놨다가 2000원일 때 팔 수 있다는 숨겨진 디테일이 미래의 에너지 자원이며 우리의 먹거리 시장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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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제2회 한반도 피스로드(Peace Road) 전기차 대장정’은 지난 5월1일 오전 전기차 30여 대가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출발해강원도-충북-여수를 거쳐 대한민국 전기차의 중심이자 ‘세계 평화의 섬’인 제주를 향해 질주했다. 김대환 위원장(왼쪽에서 다섯 번째)를 비롯한 인사들이 손을 흔들며 장도를 축하하고 있다.(사진= 제9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조직위원회 제공) |
김 위원장은 "신재생에너지를 결합해 에너지 자립까지 가능한 시대가 어쩌면 미래의 전기자동차의 본모습이 될 수 있다."며 친환경차의 선택권을 폭넓게 가야 하는데 궁극적으로 모빌리티의 다양성, 비즈니스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한다.
앞으로 모빌리티 기술 범위는 자동차를 넘어 선박과 로봇 까지 급팽창을 전망할 것이고 늦어도 2~3년 내 제주도 전기차 보급률은 6%를 달성하며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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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위원장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엑스포를 개최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과 제주도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성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내년 5월 개최 예정인 제10회 엑스포는 더욱 알차고 내실있는 프로그램으로 준비해 국내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
김대환 위원장은 “전기차의 대중화는 시작됐다. 대한민국 전기차 산업의 담대한 변화를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면서 “전기차엑스포는 100만 명 500만 명 모으는 모터쇼가 아니고 1만 명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신기술과 기후변화와 ESG경영을 논의하는 전기차의 향연으로 명실상부한 한국판 ‘다보스포럼’으로 발돋움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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