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산 천수만에 흑두루미 수 천 마리 집결
- 국제보호종 수천마리 일시에 뜨고 내리며 장관 연출
- 겨울철새들, 3월 하순이면 대부분 한반도 떠나
[티티씨뉴스 서산=글·사진 왕보현 기자]
계절이 바뀌었다! 남쪽에서 시작한 따스한 바람이 서서히 북풍한설을 밀어내고 있다.
어느 새 봄이다. 우리나라 대표 간척지 중 하나인 천수만은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두고 드넓은 들판에 트랙터가 하나 둘 나타나 얼었던 논을 뒤엎으며 준비하는 농부의 마음이 서서히 바빠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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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 철새 도래지인 충남 서산 천수만에 북상하는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 등 법정보호종 철새들이 몰려들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특히 전 세계 흑두루미 2만여 마리 중 70%인 1만4천여마리가 모였다가 무리지어 고향인 시베리아와 중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흑두루미(천연기념물 제228호)는 국제적 보호종이자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이다. |
겨울 철새들이 지난 1월 말부터 남녘 순천만이나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에서 겨울을 보내고 번식지로 떠나는 중간기착지인 천수만을 찾기 시작했다. 겨울 철새 무리들이 끝없이 펼쳐진 들판에 모여 먹이활동에 여념이 없다. 번식지인 시베리아나 중국으로 날아가려면 충분히 에너지를 축척해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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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두루미 수천마리가 동시에 하늘로 날아 오르고 있다. |
3월도 중순에 접어들면서 철새들은 농부에게 겨우내 빌렸던 먹이터와 쉼터를 돌려주어야한다. 어느 사이 여름철새인 제비 선발대도 천수만 하늘을 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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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두루미는 2011년 10월 하순부터 소수의 개체가 관찰되기 시작해 점차 그 수가 급증했다. 서산시가 천수만의 생태성 유지 및 복원, 먹이 뿌리기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실제로 국제적 보호종 시베리아흰두루미, 천연기념물 제451호 검은목두루미, 캐나다두루미 등 희귀 두루미류도 함께 발견됐다. 세계적 철새도래지로의 명성과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오늘도 만 마리가 넘는 천수만의 겨울 진객 흑두루미는 넓은 들녘에서 휴식을 취하다가도 일시에 뜨고 내리며 장관을 연출한다. 이 시기에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흑두루미는 멸종위기야생생물II급이자 천연기념물 228호로 지정된 보호조다.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자료목록에 취약종(VU)으로 분류돼 국제적으로도 보호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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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두루미는 두루미목 두루미과의 새로 몸길이는 약 96~100cm 정도로 두루미류 중에 소형에 속한다. 머리와 목은 흰색이며, 나머지 부위는 검은색이다. 어미 새는 이마가 검고 머리꼭대기는 붉다. 논, 평지, 갯벌, 하천, 하구 등지에서 생활하며, 어류, 갑각류, 곤충류, 곡류를 즐겨 먹는다. |
지난 6일 서산버드랜드에 따르면 한국물새네트워크와 함께 천수만 A 지구에서 흑두루미 개체 수를 살펴본 결과 간월호 동쪽에서 1만1000마리, 서쪽에서 3000마리 등 1만4000마리가 관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흑두루미 개체수가 2만 마리인 점을 감안하면 이동시기를 맞아 70%가 천수만을 찾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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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두루미는 2011년 10월 하순부터 소수의 개체가 관찰되기 시작해 점차 그 수가 급증했다. 서산시가 천수만의 생태성 유지 및 복원, 먹이 뿌리기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실제로 국제적 보호종 시베리아흰두루미, 천연기념물 제451호 검은목두루미, 캐나다두루미 등 희귀 두루미류도 함께 발견됐다. 세계적 철새도래지로의 명성과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한국물새네트워크 대표 이기섭 박사는 "지난해 일본 이즈미 지역과 전남 순천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로 흑두루미 1,700여 마리가 폐사했는데 이번 조사를 통해 개체수가 거의 회복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 이즈미시 월동지에서 북상 소식이 들린 후 다음 날 천수만의 흑두루미 수가 증가하는 패턴을 보여줘 일본에서 월동한 개체들이 대부분 천수만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 이즈미현의 흑두루미 공식사이트 확인 결과 지난 3월 11일 이즈미현을 떠난 흑두루미 숫자는 11,969마리이다.
아직도 순천만에 남아있는 4천여마리의 흑두루미도 이곳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어 한동안은 천수만의 넓은 들판에서 흑두루미 무리의 힘찬 비상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종현 Birdingtour Korea 대표는 “예년 같으면 지금 시기에 많은 숫자가 천수만을 떠났을텐데 아마 아직도 먹이가 충분해 개체수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곳에서 영양보충을 잘해서 고향으로 돌아가 건강하게 새끼를 키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종길 서산버드랜드사업소장은 "조류인플루엔자 등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기존 고북면 사기리와 함께 부석면 간월도리에 먹이 주기를 나눠 실시한 것이 효과를 내는 것 같다"면서 "향후 무논 조성 확대 및 서식 환경 안정화를 통해 세계적인 흑두루미 도래지로서 천수만의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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