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에서 만난 작은 평화와 사랑... 3개 종교 연합 바자회

지자체 / 왕보현 기자 / 2023-10-14 22:19:59
- 단풍 곱게 물든 성북동길에서 3개 종교 연합 바자회 개최
- 길상사·덕수교회·성북동성당 이웃사랑 한마음
- 판매 수익금 전액 지역 청소년 장학사업 쓰여
- 살거리·즐길거리·먹거리 풍성
- 사랑의 이름으로 종교간 화합과 문화공연도 함께…

[티티씨뉴스=왕보현 기자]

울긋불긋 물들기 시작한 단풍색이 촉촉이 내리는 가을비에 더욱 선명해 지는 가운데 서울 성북구 성북동 일대에서 14일 개신교와 불교 천주교가 손을 맞잡고 바자회를 열였다. 

 

▲ 14일 개신교와 불교, 천주교가 함께한 ‘제12회 3종교 사랑나눔 연합바자회가 성북동주민센터 건너편에서 홍대부고 입구까지 약 350m 구간에 차 없는 거리에서 진행되고 있다


개신교와 불교, 천주교가 함께한 ‘제12회 3종교 사랑나눔 연합바자회는 성북동주민센터 건너편에서 홍대부고 입구까지 약 350m 구간에 차 없는 거리에서 진행되었다. 성북구는 이번 바자회를 위해 농수산물 등 직거래장터, 각종 재활용품이 나오는 벼룩시장, 먹거리장터, 놀이마당 등 총 60개의 부스를 마련했다.


▲ 14일 ‘제12회 3종교 사랑나눔 연합바자회가 성북동주민센터 건너편에서 홍대부고 입구까지 약 350m 구간에 차 없는 거리에서 진행되었다

사랑나눔 연합 바자회는 한 동네에 있는 종교 단체들이 ‘사랑의 실천’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공존 모델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 해마다 전국에서 약 1만 여 명의 방문객이 이 가치를 공감하고 지지하며 찾는 성북동 대표 축제다.
▲ 14일 ‘제12회 3종교 사랑나눔 연합바자회에 참여한 주민들이 바자회 물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웃의 아픔을 모르고 이웃의 배고픔에 관심이 없는 시대에 성북동에서 시작한 종교간 화합 모델이 이 시대에 작은 빛으로 작용하길 바라며 참여했다는 허효일(75, 성북동)씨는 “서로의 목소리를 내면 시끄러워 지지만, 함께 손잡고 사랑을 이야기하면 평화가 온다”면서, “성북동의 목사님 스님 신부님이 손잡고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주민의 한 사람으로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 14일 ‘제12회 3종교 사랑나눔 연합바자회가 성북동 차없는거리에서 진행되고 있다.

덕수교회 손인웅 원로목사는 “오랜 시간 바자회를 이어온 길상사 성북동성당 덕수교회 관계자, 신도들께 감사드린다”며 “시작은 미약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규모도 커지고 종교를 넘어 모두가 화합하는 행사로 거듭나고 있어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 14일 ‘제12회 3종교 사랑나눔 연합바자회의 문화행사로 성북동 3종교 음악회가 열렸다. 테너 최원혁과 첼로앙상블의 공연

오후 1시부터는 ‘성북동 3종교 음악회’가 열렸다. 팝페라, 성악, 첼로 연주, 대중가수 공연, 종교음악 등 다채로운 문화공연도 펼쳐졌다.
▲ ‘성북동 3종교 음악회’가 열렸다. 팝페라, 성악, 첼로 연주, 대중가수 공연, 종교음악 등 다채로운 문화공연도 펼쳐졌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3종교 연합바자회는 2008년 덕수교회 손인웅 원로목사의 제안으로 시작했다. 길상사(덕일 주지스님), 덕수교회(김만준 담임목사), 성북동성당(김형목 요셉 주임신부) 등 3대 종교 단체가 ‘사랑으로 하나 되어 함께 섬기자, 종교는 다르지만 연합하여 사랑을 나누자, 따뜻한 사랑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주자’는 취지로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매년 각 단체가 돌아가며 행사를 주최하며 올해는 불교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매해 3~4천 만 원 모아지는 바자회 수익금은 전액 지역 청소년에게 전달한다. 2022년까지 160여 명의 청소년에게 약 3억 5천 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 덕수교회 김만진 담임목사가 부스에 참가한 어린이에게 약과를 먹여주고 있다. 

길상사 주지 덕일 스님은 “종교가 달라도 화합해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손인웅 원로 목사님의 당부를 잊지 않고 있다”면서 “비 예보에 걱정이 컸으나 예수님, 마리아님, 부처님 도움으로 행사가 잘 진행되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 덕수교회 김만진 목사, 길상사 주지 덕일 스님, 성북동 성당 김형목 신부(왼쪽부터)이 이승로 성북구청장(오른쪽)에게 바자회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덕수교회 담임 김만진 목사는 “종교간 전쟁이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성북동의 불교, 개신교, 천주교가 화합하는 모습이 그곳까지 이어지길 바란다”면서 “이왕 오셨으니 바자회 물품도 많이 구매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성북동성당 교우들이 음식판매 부스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성북동성당 주임 김형목 신부는 “많은 분의 수고와 헌신으로 마련된 자리”라며 “행사에 참여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함께 즐겨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 이승로 성북구청장(사진 앞)이 인삿말을 통해 “3개 종교단체가 뜻을 모아 준비한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응원하며 좋은 취지의 행사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3개 종교단체가 뜻을 모아 준비한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응원하며 좋은 취지의 행사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며 “이번 바자회에 참여하신 주민들이 지역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티티씨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