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단풍놀이도 비대면으로....

기획·특집 / 왕보현 기자 / 2020-10-08 21:37:26
- 설악산 단풍 정상부터 물들이며 남하시작
- 단풍의 남하 속도는 시속 1km(하루에 약 20~25km 남하)
- 이달 하순이면 전국 단풍 절정 예상
-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 단풍놀이 자제령…
- 단풍 구경도 온라인으로 ‘단풍실황 서비스’ 등장
- 21개 국립공원 탐방 밀집 지점에 출입 금지선 설치

[티티씨뉴스 글·사진 = 강원 속초 왕보현 기자]

"오메 단풍 들것네."/장광에 골붙은 감닙 날러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메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자지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메 단풍 들 것네." (김영랑 시인의 시 '오메 단풍 들것네' 전문) 

▲ 매년 10월은 전국 국립공원의 방문객이 가장 많은 시기다. 지난해의 경우 10월 한 달간 국립공원 이용객 수가 560만 명으로 가장 방문객이 적은 1월(270만 명)의 2배를 넘어섰고, 둘째로 방문객이 많은 8월(443만 명)보다도 120만 명 많았다. 

기상청은 지난달 28일 설악산 정상에서부터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단풍은 평년보다 하루 늦은 것이다.

단풍은 일반적으로 일 최저기온이 5℃ 이하로 떨어지면 물들기 시작하는데, 특히 9월 중순 일평균 최저기온에 따라 시기가 달라진다.
▲ 7일 오전, 기자가 찾은 설악산 권금성에도 단풍이 조금씩 물들기 시작했다.

설악산 정상에서 시작한 올해 단풍은 설악산 일대에서는 10월 중순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단풍군단은 백두대간을 따라 남진을 거듭하면서 11월 하순까지 전국을 붉게 물들일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단풍 시작은 정상에서부터 20%, 절정은 약 80% 물들었을 때를 기준으로 하며, 단풍 절정은 단풍 시작 이후 약 2주 후에 일반적으로 나타난다.
지난 9월 말 설악산 정상부터 물들이기 시작한 형형색색의 단풍은 백두대간을 따라 하루 평균 20~25㎞로 남하를 시작했다. 봄꽃의 북상 속도와 비슷하다. 자연의 속도다. 이달 하순에서 내달 초, 오대산과 치악산을 거쳐 속리산과 내장산에 도착하면서 절정에 이른다..

단풍이 물들었다는 말은 산 정상에서부터 20%가 단풍으로 물드는 시기로 중부지방은 지난 9월 26일부터 오는 19일 사이, 남부지방은 오는 10~22일 사이에 시작될 것으로 예측됐다.
산 전체의 80%가 단풍으로 물드는 절정기는 첫 단풍 시작 이후 약 2주 정도 뒤에 볼 수 있다.
따라서 중부지방은 오는 16~30일 사이, 남부지방은 오는 24일~11월 8일 사이에 절정일 전망이다.
▲ 매년 10월은 전국 국립공원의​ 방문객이 가장 많은 시기다. 지난해의 경우 10월 한 달간 국립공원 이용객 수가 560만 명으로 가장 방문객이 적은 1월(270만 명)의 2배를 넘어섰고, 둘째로 방문객이 많은 8월(443만 명)보다도 120만 명 많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단풍은 평지보다는 산, 강수량이 많은 곳보다는 적은 곳, 음지보다는 양지바른 곳에서 색깔이 더욱 아름답다”면서 “올해는 예년보다 일교차가 크게 나타나 단풍 색깔이 작년보다 고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가을 단풍, 단체 산행은 자제하고 비대면으로


하지만 단풍이 붉기도 전, 첫 단풍의 소식을 전할 즈음 정부는 단풍놀이 자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가을 단풍철이 본격 시작되면서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전국의 국립공원에 대한 '코로나 19' 방역을 강화하는 한편 단풍 명소를 찾을 탐방객들에게 안전한 여행공간 만들기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권금성으로 오르는 케이블카 설악산과 내장산에서 운영되는 케이블카는 탑승자 간 이격거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케이블카당 탑승 최대 인원을 50%로 제한하여 운행한다.

이는 대표적인 단풍 명소가 설악산, 오대산, 내장산 등 국립공원을 중심으로 분포돼 있고, 과거 단풍 절정기인 10월에만 평상시의 두 배 이상의 탐방객이 몰리기 때문에, 방문객 밀집으로 인한 ‘코로나 19’ 감염 위험을 미리 차단하려는데 있다.

환경부는 단풍 절정기 단체관광객 급증으로 인한 코로나 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10월과 11월에는 관광버스 대절 등을 통한 단체 탐방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했다.

▲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모든 산의 단풍이 아름답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설악산·덕유(적상)산·내장산·가야산·주왕산·지리산 등이 단풍 명소로 꼽힌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가을 단풍기간 공단 직영 주차장 21곳에서 코로나 19 확산 예방을 위해 대형차량 출입을 제한함에 따라 가족 단위의 소규모로 탐방해 줄 것을 안내했다.


국립공원공단은 직영으로 운영하는 주차장 21곳에서 이달 17일부터 내달 말까지 45인승 이상 대형차량 출입을 제한한다. 설악산과 내장산에서 운영되는 케이블카는 탑승자 간 이격 거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케이블카당 탑승 최대 인원을 50%로 제한하여 운행될 예정이다. 설악산은 이달 10부터 11월 8일까지. 내장산은 이달 17일부터 내달 15일까지다.
또한, 코로나 19로부터 안전한 단풍을 즐길 수 있도록 탐방로 및 밀집 지점을 대상으로 거리두기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21개 공원 주요 탐방 밀집 지점에 출입금지선을 설치·운영한다.
▲ 설악산 고지대를 중심으로 단풍이 들어가며 7일 오전 권금성을 찾은 한 관광객이 가을 단풍소식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출입금지선은 지리산 바래봉, 내장산 서래봉과 갓바위, 설악산 울산바위 등 산 정상부와 지리산 대원사 계곡 길 전망대, 설악산 토왕성폭포 전망대, 오대산 전나무길 쉼터 등 탐방객이 몰릴 시 이격거리 확보가 어려운 21개 국립공원 58곳이며, 단풍기간 동안 지속해서 출입이 금지된다.
전국 21개 국립공원 탐방지원센터에서는 문자전광판, 안내판·깃발·어깨띠, 현수막 게시 등으로 거리 두기 방역지침을 지속해서 알린다.
▲ 7일 오전 권금성을 찾은 관광객들이 단풍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가을 단풍기간 국립공원공단 직영 주차장 21곳에서 코로나 19 확산 예방을 위해 대형차량 출입을 제한한다. 또 21개 국립공원 주요 탐방 밀집 지점에 출입금 지선을 설치·운영한다.

국립공원공단은 ‘유튜브 국립공원TV’를 통해 설악산, 오대산, 내장산의 절정기 단풍 영상을 선보인다. 영상은 오는 20~30일 사이 게시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국립공원 탐사, 자연치유 소리 영상(ASMR), 열기구를 이용한 풍선 여행 등의 각종 영상물로 국립공원의 풍경과 소리를 만날 수 있다

환경부 강성구 자연공원과장은 “코로나 19로부터 개인과 가정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현장을 방문하는 대신에 비대면으로 국립공원 단풍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 설악산 계곡에도 단풍이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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