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납매 향기 그윽한 천리포수목원-
-큰 추위 없는 따뜻한 겨울에 ‘봄꽃’ 개화-
-나뭇가지에 핀 노란 꽃. 흰꽃, 빨간 꽃에 관람객 탄성-
-수목원 곳곳에 숨어있는 크고 작은 봄꽃 찾는 재미-
-주렁주렁 맺은 빨간 열매는 새들의 겨울 먹이터-
[코리아 투어 프레스=왕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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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비 우산 속으로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겨울비가 촉촉이 내리는 8일 오전, 충남 태안군 천리포수목원을 찾은 탐방객들이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하는 납매를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
올겨울 추위가 실종되었나 보다
. 온화한 날씨가 이어진 8일 오전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에는 때아닌 봄꽃들이 개화해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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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포글로숨 루스쿠스의 꽃 3-4월에 피는 봄꽃이다. 잎모양으로 생긴 줄기에 꽃을 피워 마치 잎사귀를 뚫고 꽃이 핀것 처럼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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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너트리프 코이네아 호랑가시나무 서양에서는 호랑가시나무를 ‘홀리(holly)'라 부르는데, 존엄과 희망을 상징하기도 하며, 액운을 없애는 거룩한 나무로 여겨진다. 기독교에서는 예수의 가시관을 뽑아주려 몸을 던진 로빈새가 즐겨먹는 열매라 더욱 신성시하게 되었다.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는 귀하게 대접받는 나무라 크리스마스트리 장식 외에도 축복을 받고 주는 나무라 선물로 주기도 한다. 사실 그 의미도 거룩하지만 삭막하게 느끼기 쉬운 겨울철에 윤기나는 선명한 녹색 잎과 조랑조랑 매달린 붉은 열매는 추위를 잊게 할 정도로 아름다워 애용되는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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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목원을 찾은 한 관람객이 봄의 전령사로 알려진 납매 꽃을 자신의 스마트폰에 담고 있다. |
동지섣달에 피어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전령사로 알려진 납매가 예년보다 한 달가량 일찍 피어나 수줍은 듯 아직 풀리지 않은 언 땅을 내려 보고 있다
. 납매의 진한 향기가 탐방객의 발길을 붙잡는 동안 파도소리와 새소리가 귓가에 울리며 청량감을 더한다. 한 탐방객은 노란 납매꽃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친지에게 전송하며 “봄꽃과 함께 진한 향기도 같이 보냅니다”는 문자를 함께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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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마가지나무 꽃 길마가지나무(Lonicera harai)는 한국 각처의 산록의 양지 바위 틈에 나는 낙엽관목으로 높이는 3m 정도이다. 줄기의 껍질은 회갈색, 골속은 흰색이다. 잎은 마주나며, 타원형, 난상 타원형, 길이 3-7cm,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양 면 맥과 가장자리에 털이 있으며, 잎자루의 길이는 3-5mm이다. 꽃은 잎과 함께 피고, 노란색, 흰색, 잎겨드랑이에서 2송이씩 밑을 향해 달리고, 꽃자루의 길이 3-12mm, 포의 길이 4-12mm이다. 꽃받침은 얕게 5갈래, 화관은 길이 10-13mm, 지름 15mm, 거의 입술모양이다. 열매는 장과로 2개가 거의 합쳐지고, 둥근 모양이며 붉게 익고, 약간 단맛이 난다. |
철모르고 일찍 피어난 꽃들은 하나같이 수줍은 듯 아래를 향해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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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지닥나무꽃 팥꽃나무과의 중국원산 귀화식물로 제주도 등 남부지방에 분포한다. 개화기는 3~4월경이다 |
4월이 되어야 꽃이 피는 한국 특산종 길마가지나무, 부활절을 앞두고 피어난다는 사순절장미, 어린아이의 눈물처럼 꽃잎이 하나씩 떨어진다하여 이름지어진 애기동백의 분홍색 꽃, 노란색 꽃을 주렁주렁 단 중뿔남천, 그리고 봄, 가을로 꽃을 피우는 가을 벚나무에는 눈처럼 하얀 꽃들이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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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년화 일본 원산으로 중부 이남에서 심어 기르는 낙엽 떨기나무이다. 줄기는 높이 2-4m이다. 잎자루는 길이 5-12mm이다. 잎은 찌그러진 마름모꼴 타원형 또는 도란형이며, 중앙 이상의 가장자리에 물결 모양 톱니가 있고, 길이 4-12cm, 폭 3-8cm이다. 꽃은 3-4월에 잎보다 먼저 잎겨드랑이에서 여러 개가 피며 노란색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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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뿔남천 매자나무과의 상록관목 원예재배종인 중뿔남천 가을부터 겨울까지 길게 개나리색의 노란꽃을 꽃차례로 피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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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교사들이 겨울방학을 맞아 천리포수목원을 찾았다. 새빨간 낙상홍 열매를 관심있게 살펴보고 있다. |
겨울방학을 맞아 동료들과 함께 천리포수목원을 찾은 황혜원
(경기 용인 현암초등학교) 교사는 “학년말 힘들고 어려웠던 일들을 진한 납매향에 모두 실어 보내고 2020년 새해를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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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순절장미는 장미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초본(풀)이다.그리스가 원산지로 성탄절부터 사순절기간(부활절 전 40일)까지 꽃이 피어 사순절 장미라고 불리운다 |
천리포수목원은 바닷가 언덕에
1970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해 1만6000여 종에 달하는 다양한 품종의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수목원은 유모차나 휠체어도 다닐 수 있는 산책로와 쉼터로 꾸며져 파도 소리와 새소리를 같이 들으면서 아름다운 꽃과 나무, 각종 희귀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천리포 해변 따라 조성된 '노을길'은 바다와 수목원을 함께 즐길 수 있으며 환상적인 일몰을 즐길 수 있다. 천리포수목원은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식물의 ‘서식지외보전기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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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기동백 줄기의 아랫부분이 갈라져 관목이 되는 것이 많으며, 수피는 회갈색이다. 잎은 바소꼴 또는 타원모양이고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다. 겉은 진한 녹색이며 윤기가 흐르고 뒷면은 황녹색이다. 잎 뒷면의 맥위로는 잔털이 있다. 꽃잎은 5-7장이며 아랫부분에 붙어 있다. 수술은 많다. 동백나무와 달리 자방에는 털이 있으며 암술대가 세개로 갈라진다.일본원산의 상엽활엽소교목이다. 원예품종으로 붉은 색 또는 붉은 무늬가 있거나 겹꽃이 있다. 높이는 5~10m 정도 자란다. |
전 세계적으로 식물원·수목원이 약 2200여 개 이상 있는데 그중에 섬과 바다, 산과 호수를 끼고 있는 것은 천리포수목원이 유일하다. 또 하루에 2번씩 물이 빠지는 갯벌과 함께하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고, 위도상 북쪽이지만 제주도에서 자라는 모든 식물을 온실이 아닌 노지에서 키울 수 있는 천혜의 장점이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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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식물이 어우러진 천리포수목원 겨울이지만 다채로운 색으로 채워진 천리포수목원이 연못에 반영되어 아름답다. 천리포수목원의 겨울정원은 꽃과 잎으로 가려온 나무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봄부터 가을까지 알아채지 못했던 나무들의 수려하고 관능적인 몸매, 다양한 열매와 표피를 감상하기 좋은 시기이다. 특히 이곳 수목원에 호랑가시나무를 비롯 각종 수목에 달려있는 풍성한 열매들은 오색딱다구리를 비롯해 곤줄박이, 직박구리, 물까치, 박새 등 새들의 소중한 겨울 먹이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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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우송의 기근 숨을 쉬기위해 지상으로 올라온 나무뿌리인 기근(氣根)이 마치 종유석처럼 보인다. |
천리포수목원 김용식 원장은
“수목원은 일반적인 정원이나 공원과는 다른 기능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나라와 세계의 식물을 수집 보전하여 아름다운 정원으로 가꾸고 연구와 교육에 힘써서 사람들에게 자연사랑 정신을 심고 창의적 영감과 행복을 주는 일과 인재를 양성하는 일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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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박구리가 호랑가시나무 열매를 입에 물고 있다. 천리포수목원은 겨울새들의 소중한 먹이터이다. |
한편, 9일부터 다시 기온이 영하권으로 내려가지만 당분간 강추위는 예보되지 않아 천리포수목원의 봄꽃 잔치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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