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식물원에 새들도 살아요”, 쇠물닭의 모정
- 지자체 / 왕보현 기자 / 2022-09-04 08:04:10
- 국내 최초 공원과 식물원 결합된 ‘보타닉파크’
- 서울 서부지역 생태녹지축으로 역할
- 열린숲, 호수원, 습지원, 주제원 등 도시형 식물원
[티티씨뉴스=글·사진 왕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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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쇠물닭 어미새의 모정 |
지난 6월15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로 서울식물원 주제원 앞 습지에서 우거진 수초제거 작업을 하던 작업자들이 새 둥지를 발견하고는 이내 작업을 멈췄다. 둥지 안에서 야생조류 알 6개가 들어 있었고 조류전문가에게 연락해 ‘덤불해오라기’가 번식 중임을 확인했다. 식물원 직원들은 번식지 둥지주변으로 수초를 넉넉히 남겨놓고 나머지 풀들만 조심스럽게 제거했다. 다행히 어미 덤불해오라기는 환경이 조금은 변했지만 둥지를 포기하지 않고 돌아와 알을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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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둥지안의 개개비 알(사진=서정화 하남시환경교육센터장) |
이후에도 직원이나 자원봉사자들이 모니터링 활동 중 야생 조류 번식지나 서식지를 발견하면 최대한 이곳에서 살아가는 새들이 놀라지 않게 주변 제초작업을 하거나 아예 이들이 번식을 마칠 때까지 제초작업을 미뤘다. 이렇게 생명의 소중함을 아는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지난 7월 27과 28일에 거쳐 둥지를 떠난 덤불해오라기를 비롯해 식물원 내 숲과 습지에서 번식한 새끼들은 모두 안전하게 이소(離巢)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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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덤블해오라기 (사진=서정화 하남시환경교육센터장) |
“숲과 습지 면적이 넓고 식물원 개장 4년 차가 되니, 이제 이곳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조류 개체 수도 많이 늘었다”며 “특히 뿔논병아리, 논병아리, 쇠물닭, 물닭, 개개비, 덤불해오라기 등 갈대 주변 습지에서 번식하는 6종 중 덤불해오라기, 개개비, 쇠물닭, 논병아리 4종의 번식을 식물원 습지에서 확인했다.”고 서울식물원 개장 전부터 야생조류 생태를 조사한 서정화 하남시환경교육센터장은 말했다.
서울식물원은 인공적으로 조성된 시설이지만 주변의 개화산, 우장산, 수명산 등의 녹지축과 연결되고 한강과도 맞닿은 생태환경이 살아있는 공간이다.
지난 2018년부터 교육지원분야 자원봉사자를 운영 중인 서울식물원은 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2021년 밀잠자리를 포함한 곤충 7목 165종, 논병아리를 포함한 조류 31과 67종이 관찰되었고 인공새집을 60개소 설치하여 참새 및 박새 번식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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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습지원 난간 위에서 어린물총새가 사냥에 나서고 있다.(사진=서정화 하남시환경교육센터장) |
기자가 방문한 8월23일과 9월1일에는 서울시 보호종인 물총새와 개개비를 비롯해 논병아리와 덤불해오라기 가족, 중백로와 쇠백로, 왜가리, 청둥오리, 괭이갈매기가 관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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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개비 |
서정화 센터장은 “지금은 새들이 이동시기이고 아직은 식물원 연륜이 짧아 식물원 내에서 많은 새들을 관찰하기는 힘들다.”면서 “하지만 이곳은 대도시 서울에서 새들이 안정적으로 먹이활동을 하고 새끼들을 키우기에 적합한 곳이다. 숲도 더 울창해지고 호수와 습지의 수서생태도 풍성해지면 사계절 다양한 새소리를 듣고 관찰 할 수 있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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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병아리 가족이 이동하고 있다. |
지난 2019년 5월 1일 전면 개원한 서울식물원은 공원 선도형 생태도시를 목표로 만들어졌다. 도시 자연생태계 보전과 회복을 통해 도시의 생태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과거 농경지였던 마곡도시개발지구 안에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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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식물원은 전체 면적이 50만4천㎡로 축구장 70개 크기에 달한다. 식물원은 열린숲, 호수원, 습지원, 주제원 등 4개 구역으로 구성된 도시형 식물원이다.
온실인 주제원은 지중해관과 열대관의 두 곳으로 되어있고 습지원은 한강변까지 진입할 수 있게 조성되어 있다. 서울식물원은 국내 최초 공원과 식물원을 결합한 형태의 ‘보타닉공원’으로 시민들이 언제든 콘크리트 숲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있는 도심 속 ‘녹색힐링’ 공간이다. 입장료는 주제원을 제외하고는 무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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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식물원은 전체 면적이 50만4천㎡로 축구장 70개 크기에 달한다. 식물원은 열린숲, 호수원, 습지원, 주제원 등 4개 구역으로 구성된 도시형 식물원이다. |
서울식물원 김대성 원장은 “멸종위기 야생식물 보호·복원·증식과 교육·홍보를 통해 생물다양성을 높이고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여 사람과 야생 동식물이 공존하는 환경을 확보해 나가겠다.”면서, “식물 교육·체험과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정원문화 확산의 중심지이자 평생교육에 이바지하는 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우울함을 해소하고 활력을 드리는 한편 활발한 식물 전시·보전활동과 함께 다양한 곤충과 야생조류 보호를 통해 생태도시 서울의 위상을 높이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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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식물원은 추석연휴 기간인 9월 9일 ~12일에는 정상운영하고 그 다음날인 13일(화)에는 휴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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