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공원에서 만나는 “은빛 억새 물결”

포토 / 왕보현 기자 / 2023-11-17 20:53:50
- 역광으로 빛나는 억새꽃으로 가을 마무리
- 겨울 길목에서 마주한 은빛 물결 장관
- 서울 지역에 첫눈, 18일 최저 -4도까지 떨어져

[티티씨뉴스=글·사진왕보현 기자]

한라산과 지리산 등 높은 산에 흰 눈이 소복이 쌓이면서 이미 겨울이 시작되었다.
17일 서울에서 첫눈이 관측되고, 오늘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4도까지 내려가면서 찬바람에 체감 온도는 영하 10도 아래로 뚝 떨어졌다. 

▲ 하얀 억새꽃이 가을 하늘의 역광을 받아 은빛으로 빛나고 있다.

서울의 가을이 하늘에 닿았다. 노란 은행잎과 플라타너스의 커다란 잎이 도로변을 덮던 지난주 내린 가을비는 가로수의 잎을 떨구고 겨울을 재촉하고 있다.
지나가는 가을의 끝자락 그 찬란한 일렁임을 맞으러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에 올랐다.
▲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들기 전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은빛 억새밭 사이를 산책하는 시민들


하늘공원은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5만 8000평 규모의 생태공원이다. 서울의 생활폐기물 처리를 위한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을 자연생태계로 복원하기 위해 1999년 10월부터 사업에 들어가 2002년 제17회 월드컵축회를 기념해 2002년 5월 1일 개원하였다. 평화공원·난지천공원·난지한강공원·노을공원구대과 함께 월드컵경기장 주변의 5대 공원을 이룬다.


▲ 억새밭 사이 산책로를 걷는 시민들

월드컵공원의 5개의 공원 중 하늘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다. 억새와 노을, 야경이 예쁜 곳으로 유명하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많이 애용된다.
▲ 하늘공원의 은빛억새가 바람에 일렁이고 있다.

울긋불긋 단풍도 따뜻한 남쪽 지역을 제외하고는 낙엽이 되어 거리에 을씨년스럽게 휘날리고 있다. 그래도 아직 남아있는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산들산들 바람에 은빛 물결 휘날리는 억새밭을 찾아보자. 늦가을 햇살에 눈부시게 빛나는 은빛 갈대의 춤사위는 어느 방향으로 눈을 돌려도 한 폭의 수묵화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 은빛 출렁이는 억새밭 사이를 산보하는 시민들

화양동에서 온 김진희(57) 씨는 “같은 동네에 사는 언니들과 모처럼 가을 나들이를 왔다. 서울에도 이렇게 멋진 억새 단지가 있는 줄 몰랐다”면서 “동심으로 돌아가 다양한 포즈로 사진도 찍고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 하늘공원은 맑은 가을 하늘과 은빛 억새꽃이 드넓게 펼쳐진 초원이 맞닿아 장관을 이룬다.

하늘공원은 쓰레기 매립장에서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한지도 어느 덧 20년이 넘었다. 해발 98m 높이의 하늘공원에 오르면 드넓게 펼쳐진 억새단지 외에도 북한산과 남산, 여의도와 한강 등 서울 도심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한강 너머 멀리 서해로 지는 해를 조망할 수 있는 노을전망대는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인기다.

이상희(32· 경기도 고양) 씨는 “추워지기 전 마지막 가을 풍경을 친구와 함께하기 위해 억새밭 나들이에 나섰다”면서 “억새 꽃밭이 오후 햇살을 받아 빛나는 풍경이 기대 이상으로 화려하다”며 멋진 장면들을 스마트 폰에 담기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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