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을 위한 입학식.... 경북 영양 수비초등학교
- 기획·특집 / 왕보현 기자 / 2024-03-04 20:37:34
- 90년 전통의 초등학교 3명뿐인 입학식
- “셋째도 낳으셔서 우리학교 보내주셔요!”
- 지역 소멸위기 부른 초저출산
- 전국 초등학교 중 157개교 입학생 “0”명
이날 수비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배주완 어린이의 부모는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고향인 수비면에 귀향했다. 평일에는 직장에 출근하고 주말에는 조부모의 사과밭에서 농사를 돕는다.”면서 “4학년으로 진급한 딸과 오늘 1학년에 입학하는 아들이 고향에서 잘 적응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완이 어머니 셋째도 낳으셔서 우리학교 보내주셔요!”라는 교장 선생님의 말에 주완이 어머니가 기겁을 한다. “이미 나이도 많고 셋째 계획도 없는데...”교장 선생님 옆에 있던 마을 유지도 말을 거든다. “셋째를 낳는 것만으로도 독립투사처럼 애국자가 되는 세상이라고 합니다.”
오늘 아침 수비초등학교의 입학식에는 모두 3명의 어린이가 학부모의 손을 잡고 교문으로 들어왔다.
그나마 수비초등학교는 올해 2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3명의 신입생이 입학했다. 남는 장사를 했다. 그러나 전국 6163개 초등학교 중 2.5%에 해당하는 157개 학교에 입학생이 ‘0명’명으로 입학식조차 치르지 못했다.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는 이들 학교 뿐만 아니라 전국 학교 곳곳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인구절벽을 맞아 지방소멸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이 ‘0명’인 학교는 전북지역이 34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북 27곳, 강원 25곳, 전남 20곳, 충남 14곳, 경남 12곳, 충북 8곳, 인천 5곳, 경기·제주 각각 4곳, 대구 3곳, 부산 1곳 이다.
단 3명의 입학식이 치러진 수비초등학교의 입학식 풍경은 따뜻했다.
낯선 분위기에 굳은 표정을 지었던 어린이들은 입학식이 진행되자 조금씩 웃음을 되찾았다. 교장 선생님과 담임 선생님들이 입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사탕 목걸이와 꽃다발을 전해주면서 보듬어 안아주었다. 선배인 언니 오빠들도 동생들에게 따뜻한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총동창회 회장 할아버지와 학교운영위원장과 학부모회장도 참석해 축하의 말로 격려해 주었다.
손자 입학식에 함께 온 강귀자(66세) 씨는 걱정이 한 가득이다. 임병제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은 적응력이 좋아서 금방 말도하고 친구도 사귄다”면서 “할머니께서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학교에서 맡아서 잘 지도하겠습니다”고 말하자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가 2주전 베트남에서 엄마아빠 따라 귀국해서 한국말도 서툴고 동작도 많이 산만”하지만 “(그렇지만)아빠가 나온 초등학교에서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공부도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병제 교장선생님은 3명 어린이의 수비초등학교 입학을 축하하면서 “아이들을 소중하게 키워주셔서 입학시켜주신 부모님들께 감사”한다면서, “오늘은 어린이 여러분이 새로운 꿈과 도전을 시작하는 매우 특별한 첫 날”이라면서, “이제 초등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며 꿈을 키워 나가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상 자신을 믿고 노력하며 선생님들의 가르침에 따라 각자의 아름다운 미래를 만들어 가라”고 덧 붙였다.
2학년 전은서 어린이는 “오늘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이 곳 초등학교에서 첫 출발을 하는 착하고 귀여운 1학년 동생들을 축하한다”고 전했다.
6학년 김성재 어린이도 동생들의 입학을 축하하며 “이제 학교에 다니면서 사회를 어떻게 사는지 알게 될 것이다”라고 의젓하게 말하면서 “공부 열심히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북 영양군 산골마을 수비초등학교의 입학식은 조용히 따뜻하게 진행되었지만 재학생이 줄어들면서 언제까지 이런 모습이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초등학교 전교생 26명과 유치원생 4명 등 30명의 어린이를 위해 교장선생님과 교사와 일반직 직원 24명이 땀을 흘리고 있다. 넓은 운동장과 첨단교육시설을 다 갖추었다. 준비는 다 되어 있는데 학생이 없다.
입학식에 온 이들도 ‘초저출생 사회’를 걱정했다. 산골마을을 떠난 젊은이들이 돌아오지 않는다.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에 돌아오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어 수입이 없다보니 자녀 양육자체가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이날 지역 초등학교에 입학을 독려하기 위해 초등학교 입학생에게는 30만원의 장학금이 각각 지급되었고 유치원 입학생에고도 20만원의 장학금이 각각 지급되었다.
- “셋째도 낳으셔서 우리학교 보내주셔요!”
- 지역 소멸위기 부른 초저출산
- 전국 초등학교 중 157개교 입학생 “0”명
[티티씨뉴스 영양=글·사진 왕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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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학년도가 시작되는 첫 날인 4일 경상북도 영양군 수비면 수비초등학교 전교생 26명이 신입생 3명을 환영하며 교문밖으로 내 달리고 있다. |
오늘은 2024학년도가 시작되는 첫 날이다.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입학식이 일제히 열렸다.
새 학기, 개학 첫날을 맞은 경상북도 영양군 수비면 수비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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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경상북도 영양군 수비면 수비초등학교 2024학년도 입학식에 참석한 신입생 (왼쪽부터) 배주완, 남은비, 오지훈 어린이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이날 수비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배주완 어린이의 부모는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고향인 수비면에 귀향했다. 평일에는 직장에 출근하고 주말에는 조부모의 사과밭에서 농사를 돕는다.”면서 “4학년으로 진급한 딸과 오늘 1학년에 입학하는 아들이 고향에서 잘 적응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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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경상북도 영양군 수비면 수비초등학교 2024학년도 입학식에서 임병재(왼쪽) 교장 선생님이 오지훈 어린이에게 입학축하 꽃다발과 선물꾸러미를 전달하고 있다. |
“주완이 어머니 셋째도 낳으셔서 우리학교 보내주셔요!”라는 교장 선생님의 말에 주완이 어머니가 기겁을 한다. “이미 나이도 많고 셋째 계획도 없는데...”교장 선생님 옆에 있던 마을 유지도 말을 거든다. “셋째를 낳는 것만으로도 독립투사처럼 애국자가 되는 세상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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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경상북도 영양군 수비면 수비초등학교 2024학년도 입학식에서 6학년 김성재 어린이가 동생들의 입학을 축하하고 있다. |
오늘 아침 수비초등학교의 입학식에는 모두 3명의 어린이가 학부모의 손을 잡고 교문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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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3년 9월 개교한 수비초등학교는 한 때(1976년)는 204명의 졸업생을 배출할 정도의 큰 규모였다. 사진은 1978년 2월 졸업앨범에 수록된 가을 운동회 모습이다(사진=수비초등학교 제공) |
1933년 9월 개교한 수비초등학교는 한 때(1976년)는 204명의 졸업생을 배출할 정도의 큰 규모였다. 농촌 인구의 감소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올해 1월 현재 수비면 인구는 1639명에 불과하다. 그러면서 지난 88년 동안 5,795명이 졸업한 학교에 올해 입학생은 3명이고 현재 전교생이 26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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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경상북도 영양군 수비면 수비초등학교 2024학년도 입학식에서 신입생들이 환영 아치를 통과해 입장하고 있다. |
그나마 수비초등학교는 올해 2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3명의 신입생이 입학했다. 남는 장사를 했다. 그러나 전국 6163개 초등학교 중 2.5%에 해당하는 157개 학교에 입학생이 ‘0명’명으로 입학식조차 치르지 못했다.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는 이들 학교 뿐만 아니라 전국 학교 곳곳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인구절벽을 맞아 지방소멸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이 ‘0명’인 학교는 전북지역이 34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북 27곳, 강원 25곳, 전남 20곳, 충남 14곳, 경남 12곳, 충북 8곳, 인천 5곳, 경기·제주 각각 4곳, 대구 3곳, 부산 1곳 이다.
단 3명의 입학식이 치러진 수비초등학교의 입학식 풍경은 따뜻했다.
낯선 분위기에 굳은 표정을 지었던 어린이들은 입학식이 진행되자 조금씩 웃음을 되찾았다. 교장 선생님과 담임 선생님들이 입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사탕 목걸이와 꽃다발을 전해주면서 보듬어 안아주었다. 선배인 언니 오빠들도 동생들에게 따뜻한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총동창회 회장 할아버지와 학교운영위원장과 학부모회장도 참석해 축하의 말로 격려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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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경상북도 영양군 수비면 수비초등학교 2024학년도 입학식에서 강귀자(66세)씨가 입학하는 손자가 대견한 듯 눈시울을 적셨다. |
손자 입학식에 함께 온 강귀자(66세) 씨는 걱정이 한 가득이다. 임병제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은 적응력이 좋아서 금방 말도하고 친구도 사귄다”면서 “할머니께서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학교에서 맡아서 잘 지도하겠습니다”고 말하자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가 2주전 베트남에서 엄마아빠 따라 귀국해서 한국말도 서툴고 동작도 많이 산만”하지만 “(그렇지만)아빠가 나온 초등학교에서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공부도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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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경상북도 영양군 수비면 수비초등학교 2024학년도 입학식에서 입학하는 배주완 어린이의 부모가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
임병제 교장선생님은 3명 어린이의 수비초등학교 입학을 축하하면서 “아이들을 소중하게 키워주셔서 입학시켜주신 부모님들께 감사”한다면서, “오늘은 어린이 여러분이 새로운 꿈과 도전을 시작하는 매우 특별한 첫 날”이라면서, “이제 초등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며 꿈을 키워 나가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상 자신을 믿고 노력하며 선생님들의 가르침에 따라 각자의 아름다운 미래를 만들어 가라”고 덧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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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경상북도 영양군 수비면 수비초등학교 2024학년도 입학식에서 임병제 교장선생님이 어린이들에게 인삿말을 전하고 있다. |
2학년 전은서 어린이는 “오늘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이 곳 초등학교에서 첫 출발을 하는 착하고 귀여운 1학년 동생들을 축하한다”고 전했다.
6학년 김성재 어린이도 동생들의 입학을 축하하며 “이제 학교에 다니면서 사회를 어떻게 사는지 알게 될 것이다”라고 의젓하게 말하면서 “공부 열심히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북 영양군 산골마을 수비초등학교의 입학식은 조용히 따뜻하게 진행되었지만 재학생이 줄어들면서 언제까지 이런 모습이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초등학교 전교생 26명과 유치원생 4명 등 30명의 어린이를 위해 교장선생님과 교사와 일반직 직원 24명이 땀을 흘리고 있다. 넓은 운동장과 첨단교육시설을 다 갖추었다. 준비는 다 되어 있는데 학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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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학년도 입학식이 열린 경상북도 영양군 수비면 수비초등학교 전경 |
입학식에 온 이들도 ‘초저출생 사회’를 걱정했다. 산골마을을 떠난 젊은이들이 돌아오지 않는다.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에 돌아오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어 수입이 없다보니 자녀 양육자체가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이날 지역 초등학교에 입학을 독려하기 위해 초등학교 입학생에게는 30만원의 장학금이 각각 지급되었고 유치원 입학생에고도 20만원의 장학금이 각각 지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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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경북 영양군 수비면 수비중학교 제60회 입학식이 열렸다. 중학교 입학식에는 수비초등학교 졸업생 2명 중 1명인 엄선재 군만 입학했다. 전교생 9명이 참여한 나 홀로 입학식에서엄선재 학생애개 동문 장학금이 수여되고 있다(사진=수비중학교 제공) |
임병제 교장선생은 “학교는 학생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곳이고 꿈과 끼를 키워주는 곳이며 모두가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학생이 행복하고 교사가 보람을 느끼며 학부모가 만족할 수 있는 학교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말한다.
“학생은 꿈과 끼를 키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교직원은 학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지역 사회는 학교와 함께 하여 모두가 수비 행복교육의 동반자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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