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의 고장 담양에서 만나는 특별한 나무

기획·특집 / 왕보현 기자 / 2020-04-06 20:32:52
-커피농부 임영주의 담양커피농장 커피나무
-커피는 만남이고 소통이고 나눔이다.
-담양 나무벨트에 커피나무를
▲ 담양커피농장은 내 외부 면적이 약 1650㎡(500평)로 농장 안으로 들어서면 연녹색의 커피 열매에서부터 빨갛게 익어가는 열매까지 한 번에 만날 수 있다. 봄이 한창 무르익는 4월이면 새하얗게 피어난 커피 꽃까지 볼 수 있다. 커피나무는 심은 지 2~3년이 지나야 꽃을 피운다. 잎의 겨드랑이에서 피어난다. 많게는 30여 개의 꽃이 무더기로 핀다. 아쉽게도 오래가지 못한다.

봄이 왔다. 그러나 봄이라고 이야기하지 못하는 봄이다. 만남과 기쁨의 계절인 봄은 사라지고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자연의 시계는 얼었던 땅을 녹이고 나무마다 새순이 밀어내고 있다.

코로나블루(코로나 우울증)로 불리는 신조어가 매스컴에 오르내리던 지난 3월말 커피농장은 커피나무 가지마다 싱그러운 새잎이 돋아나 녹색 숲을 이루고 있다. 칙칙하고 삭막한 겨울은 푸른 색 온기에 채색되어 완연한 봄이다.

▲ 담양커피농장에서 생산된 골드캐슬은 한국에서 뿌리를 내리고 추위와 더위를 이겨내고 자라서 이곳만의 새로운 발효기법으로 재탄생된 커피다. 커피는 기호식품이어서 사람마다 다 취향이 다르긴 하지만 한번도 마셔보지 못한 비교불가의 맛인 것만은 틀림없다.

“우와 멋있다. 이렇게 아름답고 멋들어진 곳이 있었네!”
봄 햇살과 함께 중년의 여성들이 커피체험농장에 들어섰다. 커피를 좋아해 커피농장 견학투어와 바리스타 커피체험을 하기 위해서다.
커피를 마실 줄만 알았던 일행은 소녀시절로 돌아간 듯 연신 터져 나오는 웃음과 장난과 수다에 체험은 무르익어간다. 푸름이 가득한 커피농장 견학투어에서 아프리카 커피숲 속의 소녀가 되어 포즈를 취해본다.
▲ 친구들과 담양커피농장을 찾은 오은하(전남 광주‧46) 씨는 “빨간 커피열매도 처음보고 커피 만드는 체험도 처음이다. 한국에서 이런 체험을 할 수 있다는게 신기하다”며 “커피 맛은 한마디로 표현하긴 어렵지만 첫 맛은 부드러우면서 구수하고 중간에는 살짝 단맛도 나면서 마지막에는 발효향이 탁치고 올라오는 듯했다. 커피 한 모금에서 다양한 맛을 느꼈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핸드드립’하는 손이 떨리는 듯 하더니 손수 만들어진 드립커피를 서로 권하며 커피향과 함께 수다 삼매경에 들어선다. 커피가 만들어 낸 화기애애한 장면이다. 커피는 만남이고 소통이며 나눔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커피나무가 자라요?”
커피농장 견학 투어나 체험객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식물이 우리나라의 혹독한 겨울을 어떻게 날 수 있냐는 것이다.
▲ 적도를 중심으로 북위, 남위 25도를 보통 ‘커피벨트’라 칭한다. 커피벨트는 기후와 풍토가 커피가 잘 자라는 환경과 조건이어서 자생하거나 재배가 많이 이뤄지는 지역이다. 커피 산지라고 불리는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케냐, 중남미의 멕시코.브라질, 동남아시아의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이 여기에 속한다. 사진은 커피씨앗이 발아해서 싹을 티우는 장면(사진=담양커피농장 제공)

적도를 중심으로 북위 남위 25도를 ‘커피벨트’라 한다. 커피 산지라고 불리는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케냐, 중남미의 멕시코.브라질, 동남아시아의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이 여기에 속한다. 커피벨트는 기후와 풍토가 커피가 잘 자라는 환경과 조건이어서 자생하거나 재배가 많이 이뤄지는 지역이다.

커피나무는 열대식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사계절 중 겨울이 문제다. 북위 35도에 위치한 담양에서 상록활엽수인 커피나무는 노지에서 겨울을 지날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시설하우스에서 키운다. 나머지 계절은 노지나 하우스에서 키워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커피농사가 어려운 이유는 단 하나, ‘커피나무가 우리나라에서 자랄 수 있어요?’ 때문이다. 이런 편견을 깨려고 신문사 기자 출신 임영주 씨가 담양에 귀농·귀향해 도전과 모험에 나섰다.
▲ 담양커피농장 문을 열고 들어서면 새소리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일행을 반긴다. 더불어 농장 안 녹색식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항산화물질과 음이온, 초록색 커피 숲 사이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코끝이 상쾌해지며 일순 몸이 가벼워지며 머리가 맑아지는 듯하다.

“담양은 물이 많은 담(潭)과 볕이 좋은 양(陽)으로 이뤄져 있다. 물이 있고 볕이 좋으면, 사람이든 식물이든 성장하는데 최상의 자연조건이다. 농산물이 풍부하고 공기까지 좋은 데다 풍광마저 좋으니 이만한 곳도 없다.” 임영주 씨의 말이다.
커피농부 임영주 씨가 계속 이야기한다. “아직도 갈 길 먼 초보 커피농부다. 농업지도서나 교과서가 없는 상태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개척하고 도전해왔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아무도 가르쳐 줄 수 없는 커피 농사의 노하우를 하나씩 알아가며 오늘의 커피농장을 일구었다.”
▲ 담양군 금성면 소재 담양커피농장은 내 외부 면적이 약 1650㎡(500평)로 농장 안으로 들어서면 연녹색의 커피 열매에서부터 빨갛게 익어가는 열매까지 한 번에 만날 수 있다. 사진 가운데 시설비닐하우스 2동이 담양커피농장이다.

담양 나무벨트에 커피나무를
‘나무가 관광객을 부른다’, ‘담양을 나무가 살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담양은 예부터 죽제품으로 유명했다. 대나무로 일어섰다가 대나무로 쓰러지고 다시 일어섰다. 신작로 가로수였던 메타세쿼이아까지 합세해 전국 유명 관광지가 됐다.
자연 친화적인 나무가 관광자원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나무 한 가지를 보태려 한다. 테마적인 요소와 콘텐츠 향기가 강렬한 커피나무다.
▲ 임영주(사진) 담양커피농장 대표는 “솔직히 골드캐슬 커피는 따지고 보면 이름도 족보도 없다. 커피 취향은 다 달라 골드캐슬이 최고의 맛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시중 어디에 가도 맛 볼수 없는 우리 커피만의 신선함과 독특한 향이 있다.”며 “최소한 우리 땅에서 나고 자라 생산된 우리 커피가 싱싱한 생태라면 나머지 커피는 동태라고 말할 수는 있다”고 자신감을 보인다

커피농부 임영주는 “나무벨트를 만들어 보자”는 꿈을 실현해 가고 있다. 죽녹원을 시작으로 관방제림을 지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걷다가 커피농장에서 견학투어와 커피체험으로 마무리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담양하면 3T, TT(Three Tree) 즉, 대나무와 메타세쿼이아 나무 그리고 커피나무가 연상되는 꿈을 꿔본다. 행복한 융복합 6차 산업의 장밋빛 청사진이다.


이제는 외국에 가지 않아도 커피나무와 커피꽃, 커피열매를 볼 수 있다. 담양커피농장은 모든 커피체험을 할 수 있다. 커피열매는 보통 3년 넘은 나무에서 맺기 시작한다. 담양커피농장은 아라비카 등 12개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여기서 생산된 커피는 금성면(金城面)의 지명을 따 ‘골드 캐슬(Gold Castle)’로 이름 붙였다.
담양커피농장에서는 국내서 생산한 푸드 마일리지 제로인 햅쌀 개념의 골드캐슬 커피도 마실 수 있다. 커피잼, 커피잎차, 카스카라차, 커피식초도 접할 수 있다. 사계절 이국적인, 열대의 푸른 커피나무 숲을 거닐며 힐링할 수 있는 늘 푸른 커피하우스다.

[코리아 투어 프레스=왕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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