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에서 만나는 ‘한국민가의 정원’

문화재 / 왕보현 기자 / 2022-11-22 18:35:23
- 국립수목원, 문화재연구원과 공동으로 ‘한국민가, 정원의 발견’ 전시
- 민가정원 발굴하여 전통정원 보전의 중요성 강조
- 현재를 통해 과거의 정원 공간 역추적

[티티씨뉴스=글·사진 왕보현 기자]

우리 전통의 민가정원이 궁궐의 정원에서 선보였다.
22일 국립수목원과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서울 종로구 창경궁 대온실에서 ‘한국민가, 정원의 발견’ 전시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 22일 국립수목원과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서울 종로구 창경궁 대온실에서 ‘한국민가, 정원의 발견’ 전시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번 전시회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민가정원을 발굴하고 주요 공간 특성과 식재에 대해 두 기관이 함께 연구한 성과를 전시회 형태로 선보이는 것이다.

민가정원은 가옥의 외부공간을 뜻한다. 뒷산이 집을 아늑하게 감싸 안은 곳에 집터를 잡고 잠장을 둘러 공간을 구분한다. 집은 채와 마당으로 이루어지는데 마당은 밝게 비워두어 다양한 생활공간으로 활용하고 아름다운 식물을 심고 점경물을 둔 정원으로 가꾸었다.
▲ 22일 국립수목원과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서울 종로구 창경궁 대온실에서 ‘한국민가, 정원의 발견’ 전시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왼쪽부터 박영환 문화재청 창경궁관리소장, 최영태 국립수목원장, 김연수 국림문화재연구원장, 포스코스틸리온 컬러마케팅실 윤석철 실장이 전시회 개막을 알리는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정원 정책 연구를 담당하는 국립수목원과 국립문화재연구원은 2020년 한국정원의 발굴과 보존관리를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하고 정원에 대한 조사·연구·전시·보존·관리·활용을 위해 협력해 왔다.


▲ 최영태 국립수목원장(사진)이 22일 창경궁에서 열린 ‘한국민가, 정원의 발견’ 전시회 인삿말을 통해 “수목원과 정원이 서양에서 전래 된 것만은 아니고 우리의 전통인 민가정원을 국가 전통적인 자원으로 보존하고 육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한국정원의 재정립과 현대적 재해석을 위한 정원양식을 발굴하고, 역사의 흐름에서 제외됐던 민가정원과 근·현대정원 정보를 수집하는 데 중점을 두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시점의 민가정원 현황 조사를 토대로 과거의 정원의 모습을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연구하고 있다. 

 

▲ 22일 창경궁에서 열린 ‘한국민가, 정원의 발견’ 전시회에 참석한 국립문화재연구원 김연수 원장(사진)도 인사말을 통해 “한국의 정원은 자연과 일치된 자연을 삶의 터전에 끌어들인 자연친화적 ”이라며, “국립수목원과 문화재연구원이 지속적으로 연구하여 문화유산으로서 자연유산으로 자리잡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의 주거공간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집이 자리한 터, 채와 마당, 식물을 가꾸고 감상하던 외부공간인 민가정원은 선조들의 삶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 민가정원은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정원문화를 반영하고 있으며 한국 정원 역사의 교량 역할을 하는 중요한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국립수목원과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연구성과 확산을 위해 ‘한국의 민가정원’ 간행물을 제작·배포하여 민가정원의 변화과정과 조성식물 정보를 제공하는 적극행정 활동을 하고 있다. 

▲ 22일 국립수목원과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서울 종로구 창경궁 대온실에서 ‘한국민가, 정원의 발견’ 전시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국립수목원과 국립문화재연구원이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한 이후에 처음으로 열리는 것이다. 국립수목원의 식물식재공간의 도면과 식물 목록화 연구와 국립문화재연구원의 항공사진과 3D 스캐닝을 통해 각각 정보를 통합한 연구성과를 사계절 민가정원 경관과 민가정원에 주로 쓰인 식재 정보를 사진으로 관람하고, VR체험을 통해 민가정원을 산책하는 듯 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 전라남도민속문화재 장흥 죽헌고택


전시장인 창경궁 대온실 중앙에는 대형 화면이 설치되어 충남 논산에 위치한 명재 고택의 아름다운 정원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온실 내부에는 민가정원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을 빌려와 감상하는 차경, 태태손손 오랜시간 자리를 지켜온 노거수, 아름답고 실용적인 지당과 담장 굴뚝 화계 등 전통 구조물이 사진작품으로 표현되었다.


▲ 최영태 국립수목원장(왼쪽)과 관람객들이 3D스캔 기술로 제작한 가상현실(VR) 영상을 체험하고 있다.

 

특히, 3D스캔 기술로 제작한 가상현실(VR) 영상을 통해 조선시대 민가정원을 걸어볼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개인 모바일을 통해 함양 일두고택 정원을 방문할 수 있다. 또 애니메이션을 통해 가옥의 터를 잡는 것부터 채와 마당으로 대표되는 민가의 구조와 정원을 만나볼 수 있다.

 

최영태 국립수목원장은 “이번 한국정원 특별전시는 건축공간으로만 인식됐던 한옥을 전통 주거 공간에서 자연물을 활용한 공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한국민가에서 정원의 역할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하며, “앞으로도 과거와 현재의 한국정원 정보를 수집하고 특성을 분석하여 미래의 한국정원 조성을 위한 다양한 정원 표준을 제공하기 위해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이달 27일까지 진행되며 창경궁 입장객이라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창경궁 개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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