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페트병, 고품질 의류로 재탄생한다.

환경 / 왕보현 기자 / 2021-03-15 17:24:08
- 국방부·경찰청, 투명페트병 재활용 의류 1만 2천 벌 시범 구매
- 재활용의류 전시회, 혁신제품 설명회 등 재활용제품 수요 활성화행사 함께 열려
-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플리츠마마 등 기능성 의류업체 참여
- 작년 말 시행된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제도 빠르게 정착

[티티씨뉴스=왕보현 기자]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한 단체복이 나왔다.
국방부와 경찰청이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한 원사로 제작한 운동복과 근무복 등 1만2,000벌을 구매한다.  

▲15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재활용 의류 시범구매 및 사용 확대 행사’ 에서  한정애 환경부 장관(왼쪽), 김창룡 경찰청장,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등이 페트병으로 만든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번에 군인과 경찰이 입을 예정인 투명 페트병 기능성 옷은 여름용 및 겨울용 운동복 1만 벌, 간이근무복 600벌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됐다. 가격은 상하의 1벌에 3만 5,000원 내외로 총 4억 1,000만 원 상당이다.


옷 한 벌을 제작하는데 필요한 페트병의 양은 어느 정도일까. 옷의 종류 및 디자인 등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일반 티셔츠 한 벌에 500ml 12병 또는 2ℓ 5병이 들어가며, 긴소매 기능성 자켓은 500ml 32병이 필요하다.
▲ 15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재활용 의류 시범구매 및 사용 확대 행사’ 에서 한정애 환경부 장관과 김창룡 경찰청장(왼쪽)이 투명 페트병재활용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국내에서 사용된 1회용 페트병을 수거해 불순물을 제거한 뒤 손톱 크기로 잘게 잘라 '플레이크(Flake)'상태로 만들고, 섬유의 원료가 되는 쌀알 크기의 '칩(Chip)'을 완성한다. 여기서 '실'을 뽑아내 원단 및 염색 과정을 거쳐 제품이 만들어지며, 이 과정에서 15개의 페트병(500ml 생수병 기준)이 재활용된다. 국내 페트병 생산은 32만 톤으로 이중 약 28만 톤이 선별되는데 87%가 회수되고 있다. 이렇게 탄생하는 의류가 이번 군인과 경찰의 단체복으로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환경부는 15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국방부, 경찰청, 섬유산업연합회와 투명 페트병으로 만든 기능성 의류를 시범 구매하는 자원순환 서약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국방부는 1만 벌, 경찰청은 2,000벌의 재활용 의류를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 15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재활용 의류 시범구매 및 사용 확대 행사’ 에서 한정애 환경부 장관과 김창룡 경찰청장, 최영 환경재단 이사장, 이상운 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이 등이 투명 페트병재활용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서약식과 함께 국내 페트병을 활용한 제품 전시회도 열렸다.

전시회는 배출부터 제품화까지 투명페트병의 재활용 전 과정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페트병, 재생원료, 원사 등을 전시했다.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플리츠마마 등 기능성 의류업체는 국내 페트병을 활용해 만든 의류, 가방, 신발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 환경부는 15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국방부와 경찰청, 섬유산업연합회와 투명페트병으로 만든 기능성 의류를 시범 구매하는 자원순환 서약식을 가졌다.

서약식, 전시회와 더불어 혁신제품 설명회도 개최됐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주관으로 열린 설명회는 폐비닐을 재활용하여 만든 가로수보호판, 재생기와 등 혁신제품 후보 재활용제품을 비롯해 우수연구개발 혁신제품 지정지침, 혁신제품 신청 방법 등을 알려주었다.

환경부는 앞으로 공공기관의 재활용제품 구매를 확대하기 위해 재생원료를 활용한 제품을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등록하고, 지자체가 재생원료 사용제품을 구매토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의 토대가 된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은 지난해 12월 25일부터 전국 공공주택(아파트)에서 시작했으며, 현재 전국 각지의 선별업체에 투명페트병의 반입량이 증가하고, 혼합배출이 줄어드는 등 점차 정착되는 추세다.

▲ 15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재활용위류 시범구매 및 사용확대 실천서약'을 마친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장(왼쪽부터), 한정애 환경부 장관, 김창룡 경찰청장, 이상운 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서 최근 조사한 15개 수거·선별업체(전국 점유율 24%) 표본조사 결과, 투명페트병 별도 수거량이 제도 시행 첫 주(12월 25~31일) 126톤 대비 최근 1주간(2월 17~25일) 221톤으로 약 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전국 세대수 상위 10개 공동주택 1,000개 단지(170만 세대, 전국 대비 16%) 현장점검 결과(1월 7일~2월 10일), 투명페트병 별도 배출함이 모두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이 점차 정착됨에 따라 고품질로 재활용할 수 있는 국내 재생원료 생산도 확대될 전망이다.

▲ 한정애 환경부 장관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이번 서약식은 중앙부처와 기업이 협력하여 탄소중립 기반 구축을 이룬 모범적인 사례”라며, “국방부, 경찰청 외에도 자원순환 사회 구축을 위해 여러 부처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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