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는 화장실이 깨끗해서 좋다.

여행 / 편집국 기자 / 2024-11-30 17:14:46

[티티씨뉴스 치앙마이(태국)=진보대 기자]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 [개역개정] 출애굽기 3:5
 

▲ 이곳 사람들은 그 처지나 일이 무엇이든 하루를 기도로 시작한다. 이른 아침 치앙마이 대학 운동장, 수영장, 화장실, 기숙사 식당 앞, 대학 건물 제대 앞 어디서든 기도하는 이들을 쉬 볼 수 있다.
이곳은 거룩한 땅인가? 거룩한지는 모르겠지만 종교성이 강한 나라는 분명하다. 불교 93.2%, 이슬람교 5.5%, 기독교 0.9%, 힌두교 0.1%로 인구의 99.7%가 종교를 가지고 있다. 우리 동네 교회만큼 곳곳에 절이 있고 집집마다 코끼리상과 부처님을 모시는 제대가 있다.
이곳 사람들은 그 처지나 일이 무엇이든 하루를 기도로 시작한다. 이른 아침 치앙마이 대학 운동장, 수영장, 화장실, 기숙사 식당 앞, 대학 건물 제대 앞 어디서든 기도하는 이들을 쉬 볼 수 있다.

베들레헴 팔레스타인 크리스찬들이 예루살렘 출근하는 바쁜 길에도 잠시 잠깐 예수 탄생 교회를 들려 기도하던 경건함을 이곳 일하는 이들에게서도 볼 수 있다.
▲ 이곳에선 오토바이나 헬멧을 훔쳐가는 이들이 없나 보다. 체인을 걸어 놓은 오토바이가 없고 헬멧도 그냥 오토바이에 올려놓고 간다.

도둑 없는 곳이 어디 있겠냐만 그런데 이곳은 도둑이 없는 것 같다. 한국에선 노트북과 핸드폰을 놓고 다녀도 훔쳐가지 않는다. 큰 도둑이 설치는 나라에서 국뽕에 가득 차올라 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곳에선 오토바이나 헬멧을 훔쳐가는 이들이 없나 보다. 체인을 걸어 놓은 오토바이가 없고 헬멧도 그냥 오토바이에 올려놓고 간다.
다방에서 호텔 뷔페에서 식탁에 핸드폰을 올려놓고 잠시 자리를 떠나 봤다. 꽤 오랜 시간이었는데 핸드폰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핸드폰이 없으면 소통이 불가능하기에 주변에서 지켜 보고 있는 시선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화장실이 많이 깨끗하다.
▲ 치앙마이는 화장실이 깨끗해서 좋다.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나오는 것이 더럽다는 것을 잘 아는 듯. 이곳 1인당 GDP가 7천불 정도 되니 카타르 8만불 후반과 큰 차이가 없는데 화장실의 청결도는 하늘과 땅 차이다. 화장실 마다 1명의 청소 요원이 배치되어 있는 부자 중동 나라 공항 화장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이곳 절을 들어갈 때는 우리 절 같이 신발을 벗는다. 바닥 관리가 쉽지 않을 텐데 깨끗하다. 제가 조선 사람이라 이슬람 보다는 불교에 익숙해서 그렇겠지만 이슬람 사원도 들어 갈 때 신발을 벗는다. 청결 유무를 떠나 신을 벗고 사원에 들어 갈 때 보다는 절에 들어 갈 때가 좀 편한 느낌이다.

예전 우리 교회도 그랬듯 이곳 교회는 들어 갈 때 신발을 벗는다. 요즘 매일 교회를 방문하는데 좋은 경험이다. 사람이 많지 않아 가능한 걱 같다. 여행자라 이곳저곳을 걷고 또 걷느라 발을 혹사 시키다 잠시라도 신을 벗고 휴식을 취하면 기분이 좋아지는지도 모르겠다.
교회를 선호하는 편이 아닌데 하루 한번 들리는 시간이 소중하고 평안을 준다. 예수회 피정의 집이니 멀리 제주에서 사목하는 Kolbe Chung SJ 신부에게 감사드린다.

▲ 이곳 교회는 들어 갈 때 신발을 벗는다. 요즘 매일 교회를 방문하는데 좋은 경험이다. 사람이 많지 않아 가능한 걱 같다. 여행자라 이곳저곳을 걷고 또 걷느라 발을 혹사 시키다 잠시라도 신을 벗고 휴식을 취하면 기분이 좋아지는지도 모르겠다.

이곳 피정의 집이 성스로운 공간으로 기억되길 기도한다.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사역을 통해 속과 구별된 공간이 되길 기도한다. 더 열심히 이웃을 사랑하고 나누는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기도한다. 교회 담벼락 뒤에 있는 불교 사원과 누가 더 지역 공동체를 더 사랑하고 나누는지 가열차게 투쟁하여 승리하길 기도한다. 절 마당에서 동네 꼬마들이 뛰어 노는 것을 보니 아직은 동네 사람들에게 절이 편한가 보다. 일곱 분수 교회가 문턱을 낮춰 지역 공동체와는 구분 되지 않는 성스러운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치앙마이는 화장실이 깨끗해서 좋다.
아침 치앙마이는 차가 다니지 않아서 좋다.
오늘도 시끄러운 치앙마이를 견뎌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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