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사고 10년… “탈핵 적극 실현해야”

환경 / 글·사진=왕보현 기자 / 2021-03-11 16:46:02
- 탈핵은 실천으로! 핵발전소 이제 그만!
- 후쿠시마 원전사고 10주년…
- 시민사회 "탈핵 적극 나서야"
- 기후위기와 핵사고로부터 안전한 미래를 위한 결단 필요

[티티씨뉴스=글·사진 왕보현 기자]

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에너지정의행동 등 종교·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후쿠시마 핵사고 10주년 준비위원회가 11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원전을 촉구했다.  

▲ 후쿠시마 핵사고 10주년 준비위원회 관계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후쿠시마를 기억하는 가장 현명한 대책은 신규 핵발전소 건설 금지와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의 즉시 폐쇄, 위험한 핵발전소 조기 폐쇄"라고 강조했다

이날 활동가들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난 오늘도 여전히 핵발전소는 오염 물질을 내뿜고 있는 현재 진행형으로, 핵발전소 안전 대책을 마련하라”라며, “후쿠시마를 기억하는 가장 현명한 대책은 핵발전소 신규 건설을 금지하고,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의 즉시 폐쇄하며 수명연장 금지를 제도화하고, 위험한 핵발전소 조기 폐쇄하라”고 주장했다.
▲ 후쿠시마 원전 참사 10주기인 11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후쿠시마핵사고 10주년준비위원회 관계자들이 '후쿠시마 핵사고 10주년, 기억의 탈핵의자 기자회견'을 열어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또 “정부는 탈핵을 선언했지만 신울진 3·4 호기 공사인가 기간을 연장하고, 고리 2호기의 수명연장을 시도하는 등 여전히 탈핵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라며 “대통령 임기내에 책임감 있게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 환경운동연합과 에너지정의행동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후쿠시마 핵사고 10주년, 기억의 탈핵의자 기자회견'에 참석해 탈핵 촉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10주년에 열린 이날 기자회견에서활동가들은 "후쿠시마 핵사고를 기억하고 정부는 핵 없는 세상을 위해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의자 311개를 영문 ‘NO’ 모양으로 배치고 의자에 '핵발전소 폐쇄하라', '핵 없는 깨끗한 세상에서' 등 시민들이 보낸 탈핵 문구가 적힌 피켓을 배치하는 '기억의 탈핵의자' 퍼포먼스를 벌였다.
▲ 후쿠시마 핵사고 10주년 준비위원회 관계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억의 탈핵의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들은 "후쿠시마를 기억하는 가장 현명한 대책은 신규 핵발전소 건설 금지와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의 즉시 폐쇄, 위험한 핵발전소 조기 폐쇄"라고 강조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10년 전인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을 관통한 지진과 쓰나미로 후쿠시마현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이 누출되며 발생했다.

▲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후쿠시마 핵사고 10주년 준비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성미산학교 학생들이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고 탈핵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

 후쿠시마 핵사고 10년, 기억의 탈핵의자


“탈핵은 행동으로, 핵발전소 이제 그만”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해 핵발전소의 핵연료가 녹아내리고 고농도의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누출되었고, 16만 명의 피난민이 발생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사고 후 9개월 내에 방사성물질의 유출을 억제하고 핵발전소 위에 덮개를 씌워 방사능 확산을 막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그 후 10년이 지난 오늘도 여전히 후쿠시마 핵발전소는 오염물질을 내뿜고 있고, 오염지역 대부분은 제염되지 못했으며, 오히려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겠다고 하고 있다.

지난 2월 또다시 후쿠시마에 지진이 발생했을 때 일본 뿐 아니라 전세계가 10년 전의 핵사고를 떠올리며 불안해 한 것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당연한 일이다.

24기의 핵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는 한국은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핵발전소에 대한 안전 대책을 수립했다. 그러나 2021년에는 수소 폭발을 막기 위한 수소제거장치가, 지난 2020년에는 자연재해로 인해 전원이 끊길 것을 대비한 비상발전차량이 결국 불량으로 밝혀졌다. 이로써 우리는 자연재해이든, 인재이든, 어떤 이유로든 핵발전이 안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더 나아가 ‘핵발전소 수명연장 금지’와 ‘신규핵발전소 건설 금지’라는 공약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한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한 고리2호기 수명연장 심사 연장 요청은 2023년이면 순리에 따라 폐쇄에 들어가는 핵발전소를 무리하게 수명연장하려는 시도다. 연이어 2월에 산업부는 신울진3,4호기 핵발전소의 공사계획인가기간을 2023년 12월로 연장하면서 정책의 후퇴를 가져왔다.

이 뿐인가. 10만 년 이상 안전하게 관리해야만 하는 핵폐기물은 우리가 핵전기를 사용하고 있는 지금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지만, 여전히 안전하게 처분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오히려 엉터리 공론화로 주민들을 우롱하고 맥스터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다.

심지어 산업부는 UAE 핵발전소 준공과 더불어 체코와 폴란드 등 해외 신규 핵발전소를 수주하는 데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지원에 나섰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을 보면서 충격에 휩싸였던 기억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후쿠시마 핵사고는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남겼는가.

기술 강국 일본에서 발생한 핵발전소 폭발 사고는 ‘평화적 이용’으로 포장된 핵발전소 안전 신화를 무너뜨렸고, 그 후 수십조원의 처리 비용은 핵발전소의 경제성 역시 완전히 무너뜨렸다. 10년이라는 시간으로 무마시키기에는 그 위험과 그에 따른 피해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참담하다. 후쿠시마 핵사고는 그런 의미에서 핵발전과 함께 안전한 미래를 만들 수 없음을 말해 주고 있다.

후쿠시마를 기억하는 가장 현명한 대책은 신규핵발전소 건설 금지, 수명 다한 핵발전소 즉시 폐쇄, 위험한 핵발전소 조기 폐쇄에 있다. 탈핵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은 선명한 구호와 그를 실현하려는 행동이다.

후쿠시마를 기억하라. 그리고 핵 없는 세상을 위해 행동하라.

하나, 후쿠시마 핵사고는 현재다. 정부는 핵발전소 안전 대책을 마련하라
하나, 더 이상 핵발전을 늘려서는 안 된다. 핵발전소 신규 건설 금지를 제도화하라.
하나, 수명 다한 핵발전소는 폐쇄가 정답이다. 핵발전소 수명연장 금지를 제도화하라.
하나, 자연재해, 고장, 사고, 은폐, 불안해서 못 살겠다. 위험한 핵발전소 조기에 폐쇄하라.
하나, 탈핵은 말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대통령 임기 내에 책임 있게 행동하라.

2021년 3월 11일

후쿠시마핵사고 10주년준비위원회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노동자연대, 녹색당, 녹색연합, 대전탈핵희망, 불교생태콘텐츠연구소, 불교환경연대, 사회변혁노동자당, 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아이쿱생협(강남, 강서, 도봉노원디딤돌, 서대문마포은평, 서울, 송파),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에너지전환포럼, 에너지정의행동, 영광핵발전소안전성확보를위한공동행동, 원불교환경연대, 월성원전인접지역이주대책위원회, 정의당, 정치하는엄마들, 제주탈핵도민행동, 참여연대, 천도교한울연대, 천주교 남자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 천주교 예수회 사회사도직위원회, 천주교 의정부교구 환경농촌사목위원회, 천주교 창조보전연대, 초록을그리다,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탈핵부산시민연대, 탈핵신문, 탈핵에너지교수모임, 탈핵에너지전환전북연대, 한국YWCA연합회,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JPIC분과위원회, 한살림연합, 핵없는사회를위한대구시민행동, 핵없는사회를위한충북행동, 핵없는세상을위한고창군민행동, 핵없는세상광주전남행동, 환경운동연합, 환경재단, 환경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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