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첫날 … 식당 불 꺼지고 배달오토바이만 분주
- 기획·특집 / 왕보현 기자 / 2020-08-31 11:50:36
-송파구 방이동 먹자거리, 일찌감치 문 닫은 식당 많아
-자영업자, 정부에 생존위한 지원책 요구
-거리에는 배달 오토바이만 분주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본격 시행된 첫날인 30일 서울 주요 음식점 밀집 거리는 초저녁부터 인적이 끊겼다.
음식점과 제과점 경우는 낮과 저녁 시간에는 정상 영업이 가능하지만,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는 포장·배달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날 저녁 8시경 기자는 송파구 방이동 식당이 밀집한 일명 먹자거리를 찾았다. 평소 휴일 저녁답지 않게 일찌감치 영업을 중단한 식당에는 불이 꺼져 있고, 더러 조명이 들어 온 곳에도 손님이 없어 종업원들이 식당 내부를 정리하고 있었다.
“지금부터 장사가 잘될 시간인데… 저녁 시간에 식사 손님만 겨우 3팀 받고 가게 문을 닫으려니 한숨만 나오네요”
30일 저녁 9시, 송파구 방이동 먹자거리에서 30년째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이종순(63‧가명) 사장은 식당 앞에 놓인 의자들을 정리하며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코로나 이후 매출이 줄어 종업원을 모두 내보내고 남편과 아들과 함께 셋이서 생맥주집을 운영하는 석정순(57‧가명)은 “한 달에 임대료만 천칠백만원이다. 인건비도 비싸서 어쩔 수 없이 식구들만으로 운영하지만 찾는 손님이 없어 벌써 몇 달째 천만 원 이상씩 적자를 보고 있다”며 “가게 면적이 제법 크다보니 나라에서 아무런 지원도 없고 세금은 많이 나오고 가게 주인은 임대료는 못 내려준다고 하니… 빚은 쌓여가고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라며 울먹였다.
호프집 앞에서 40년 가까이 해물탕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한 식당 사장은 “평생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손님도 없지만 아예 장사를 하지 말라니,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 정부시책을 따르는 것 당연하지만 그래도 무슨 대책을 마련해줘야 하지 않느냐” 면서 하소연했다.
이날 밤 시간이 갈수록 방이동 먹자거리의 네온이 하나 둘 꺼지며 비어가고 있을 때, 주변 도로에는 많은 배달 오토바이가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방이동 먹자거리의 한 치킨가게에서 배달 아르바이트하는 김원식(37)씨는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 식당 내부에서 드시는 손님은 많이 줄었지만 배달은 오히려 늘었다. 하루에 평균 삼백 마리 정도 배달을 하는데 오늘은 배달 주문이 조금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등 많은 시민의 희생이 전제된 일주일간의 '천만시민 멈춤 주간'은 “활기찬 일상을 조속히 되찾기 위해 잠시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를 통해 코로나의 종횡무진 확산이 잡힐 수 있도록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경각심과 치열하고 철저한 실천“이 요구 된다.
-자영업자, 정부에 생존위한 지원책 요구
-거리에는 배달 오토바이만 분주
[티티씨뉴스=왕보현 기자]
서울시는 내달 6일까지 일주일간을 '천만시민 멈춤 주간'으로 운영한다고 30일 밝혔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기간인 이달 30일부터 9월 6일까지 일주일간을 '천만시민 멈춤 주간'으로 운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 권한대행은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경각심, 치열하고 철저한 실천만이 감염병 확산의 질주를 멈출 수 있다"며 "시민 각자가 방역의 주체로서 최대한 외출과 만남은 자제하고, 외부활동을 멈춰주시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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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가 갈수록 확산하면서 정부가 30일 0시부터 다음달 6일 밤 12시까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했다. 방역당국은 현시점에서 코로나19 확산세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람 간의 물리적 접촉을 최대한 줄이거나 막는 것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수도권의 방역수위를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로 격상키로 했다. 수도권 음식점과 제과점의 경우 낮과 밤 시간대는 정상 영업을 할 수 있지만, 오후 9시부터 다음날 5시까지는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스타벅스와 커피빈 등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은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매장 내에서 음식과 음료 섭취를 할 수 없고, 포장과 배달 주문만 가능하다. |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본격 시행된 첫날인 30일 서울 주요 음식점 밀집 거리는 초저녁부터 인적이 끊겼다.
음식점과 제과점 경우는 낮과 저녁 시간에는 정상 영업이 가능하지만,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는 포장·배달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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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저녁 8시, 송파구 방이동 먹자거리에 발길이 끊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한 시간 전 임에도 이미 많은 상가가 장사를 포기한 듯 불을 끄고 문을 닫았다. |
이날 저녁 8시경 기자는 송파구 방이동 식당이 밀집한 일명 먹자거리를 찾았다. 평소 휴일 저녁답지 않게 일찌감치 영업을 중단한 식당에는 불이 꺼져 있고, 더러 조명이 들어 온 곳에도 손님이 없어 종업원들이 식당 내부를 정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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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저녁, 송파구 방이동 먹자골목에서 만난 한 자영업자는 “반년 넘게 매달 적자에 허덕이다 보니 정말 지쳤다. 오늘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더 이상은 발버둥 칠 힘조차 없어졌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
“지금부터 장사가 잘될 시간인데… 저녁 시간에 식사 손님만 겨우 3팀 받고 가게 문을 닫으려니 한숨만 나오네요”
30일 저녁 9시, 송파구 방이동 먹자거리에서 30년째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이종순(63‧가명) 사장은 식당 앞에 놓인 의자들을 정리하며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코로나 이후 매출이 줄어 종업원을 모두 내보내고 남편과 아들과 함께 셋이서 생맥주집을 운영하는 석정순(57‧가명)은 “한 달에 임대료만 천칠백만원이다. 인건비도 비싸서 어쩔 수 없이 식구들만으로 운영하지만 찾는 손님이 없어 벌써 몇 달째 천만 원 이상씩 적자를 보고 있다”며 “가게 면적이 제법 크다보니 나라에서 아무런 지원도 없고 세금은 많이 나오고 가게 주인은 임대료는 못 내려준다고 하니… 빚은 쌓여가고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라며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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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님이 가득해야 할 시간에 해물탕집 주인은 빈 가게에서 속절없이 TV만 바라보고 있다. |
호프집 앞에서 40년 가까이 해물탕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한 식당 사장은 “평생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손님도 없지만 아예 장사를 하지 말라니,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 정부시책을 따르는 것 당연하지만 그래도 무슨 대책을 마련해줘야 하지 않느냐” 면서 하소연했다.
이날 밤 시간이 갈수록 방이동 먹자거리의 네온이 하나 둘 꺼지며 비어가고 있을 때, 주변 도로에는 많은 배달 오토바이가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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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이동 먹자골목의 한 식당에서 30일 밤 9시가 다가오자 포장 배달만 가능하다는 문구를 붙이고 있다. |
방이동 먹자거리의 한 치킨가게에서 배달 아르바이트하는 김원식(37)씨는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 식당 내부에서 드시는 손님은 많이 줄었지만 배달은 오히려 늘었다. 하루에 평균 삼백 마리 정도 배달을 하는데 오늘은 배달 주문이 조금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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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에서 밤 9시 넘어 식사가 불가능해지자 배달 주문이 늘었다. 배달전용 오토바이들이 음식을 싣고 분주히 이동하고 있다. 한 치킨 가게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평소보다 배달 주문이 다소 늘었다고 밝혔다. |
자영업자 등 많은 시민의 희생이 전제된 일주일간의 '천만시민 멈춤 주간'은 “활기찬 일상을 조속히 되찾기 위해 잠시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를 통해 코로나의 종횡무진 확산이 잡힐 수 있도록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경각심과 치열하고 철저한 실천“이 요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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