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과 목성의 특별한 만남

자연 / 왕보현 기자 / 2023-03-03 11:02:15
- 초 접근 ‘금성·목성’ 우주쇼 펼쳐
- 3월 밤하늘 맨눈으로 ‘금성과 목성’ 한 눈에

[티티씨뉴스 성남=글·사진 왕보현 기자]


관악산 뒤로 붉은 해가 넘어가고, 7시가 지나자 짙푸른 서쪽 하늘 위로 두 개의 별이 반짝이며 모습을 드러냈다.

“금성과 목성”이다.

 

▲ 2일 저녁 신비한 우주드라마가 펼쳐졌다. 저녁 7시 반경 경기도 성남 남한산성 수어장대 처마 위로 금성과 목성이 나란히 관측되었다. 오른쪽 위 밝게 보이는 별이 금성(샛별)이고 아래 보이는 별이 목성이다.


2일 저녁 서울시내와 한강 유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 수어장대에서 금성과 목성의 만남을 함께 했다. 금성과 목성은 노을이 가시고 어둑어둑해진 초저녁 하늘에 마치 연인들처럼 근접해 밤하늘에서 함께 빛났다.


▲ 지난 몇 주 동안 밤하늘에서 가장 밝았던 두 행성인 금성과 목성이 근접해 빛나고 있다. 2일 저녁 금성과 목성은 보름달 크기인 0.5도까지 근접하여 육안으로 관측 시 두 행성이 거의 붙어 보인다.

 

목성의 원반은 금성보다 거의 3배 더 넓게 보이지만, 금성에 비해 밝기는 5분의 1 밖에 안 된다. 두 행성의 밝기 등급은 각각 -3.9와 -2.1이다. 두 행성을 망원경으로 관측하면 목성의 4대 위성(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도 볼 수 있으며, 금성의 위상까지 확인 가능하다.

 

▲하루에 1도 정도씩 가까워지고 있는 두 행성이 드디어 2일 저녁 하늘에서 금성과 목성이 달 지름만큼 가깝게 접근했다.

 

두 별의 만남은 밤 9시까지 이어진 뒤 이후 고도가 낮아지며 지평선 아래로 사라졌다. 저녁 하늘에서 금성과 목성이 달 지름만큼 가깝게 접근했다. 하루에 1도 정도씩 가까워지고 있던 두 행성이 드디어 2일 가장 가깝게 다가왔다. 물론 실제로 가까워진 건 아니다. 두 행성의 공전 궤도상 경도(황경)가 거의 같은 지점에 이른다는 뜻일 뿐이다. 이를 천문학에서는 합이라고 부른다. 망원경으로 보면 목성의 거대 위성까지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다.

▲ 2일 저녁 남한산성 수어장대에서 본 서울 야경, 왼쪽 하늘 위(원 안)에 점처럼 보이는 두 별이 금성과 목성이다

거의 닿은 듯 보이지만 두 행성 사이의 실제 거리는 6억km가 넘는다. 지구에서 금성 까지 2억 1천 만km, 지구에서 목성까지는 8억 5천만km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금성과 목성이 달 지름만큼 가깝게 접근한 것은 2016년 8월 28일 이후 7년 만이다. 앞으로 저녁 하늘에서 금성과 목성이 달 지름 이하의 간격으로 가깝게 접근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은 17년 후인 2040년 9월 2일에나 가능하다”고 한다.


▲ 2015년 8월 6일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본 (아래부터)금성, 목성, 초승달(사진=NASA제공)

금성은 앞으로 계속 고도가 높아져 올 7월까지는 저녁 하늘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목성은 3월 중순 이후부터는 저녁 하늘에서 보기 힘들고 9월 이후 다시 볼 수 있다.
금성은 지구보다 안쪽에서 태양을 도는 내행성으로 언제나 태양 주변 하늘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구보다 바깥쪽 궤도에서 태양을 도는 외행성인 목성은 1년에 한 번 태양과 같은 방향의 하늘에 나타난다. 

금성의 공전 주기는 7.5개월(225일), 목성의 공전주기는 11.86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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